▲ 한국교회의 필리핀 선교 역사를 담은 ‘한국교회 필리핀 선교 35년사’가 출간된 가운데, 주요 편찬위원들은 지난달 17일 서울 연지동 다사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한국교회의 필리핀 선교 역사를 담은 ‘한국교회 필리핀 선교 35년사’가 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교회 필리핀 선교 35년사 편찬위원회(위원장 여상일 목사)가 발간하고 필리핀 한국 선교사 및 선교단체 총회가 후원한 이 책은 한국교회가 세계선교를 위해서 헌신한 많은 나라 중에서 해당 국가의 한인선교사 역사가 담겨 있는 최초의 저서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1974년 4월 마닐라한인연합교회 설립으로 시작된 한국교회의 필리핀 선교는 한국교회가 선교에 본격 뛰어든 1990년대부터 불이 붙었고, 현재 1,270여명의 선교사들이 사람이 사는 섬만 2000여 곳이 넘는 필리핀 곳곳에서 복음을 심고 있다.

이 책은 총 272쪽으로 전체 내용은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한국교회 필리핀 선교 35년사’의 집필 목적, 내용과 의미를 먼저 기록했다. 그리고 그 자료의 수집과 작성방법에 대해 그 한계와 범위를 언급했다.

제2장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한국교회의 선교사 파송의 역사와 오늘의 현황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나온다. 제2부는 필리핀의 개신교 전래 과정과 교회의 부흥과 분열, 그리고 선교역사와 그 전망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제3부는 35년간 펼쳐온 한국교회의 필리핀 선교의 역사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제3장은 선교단체별 현황이 나온다. 주필리핀 한국선교사 및 선교단체협의회의 분열과 합동의 약사와 각 41개 선교단체들의 명단과 소속선교사 현황을 일목요연하게 도표 형식으로 자세하게 기록했다.

제4장은 필리핀에 파송된 각 21개 교단 선교부의 약사와 그 파송선교사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필리핀 각 지역별로 산재한 교단 선교사 파송수와 선교사역에 대해서는 교단별로 지금까지 파송되어 사역하던 선교사와 이미 철수한 선교사, 그리고 이들의 교회개쳑 및 학교사역 등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다.

제5장은 필리핀이 여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바 본 섬 루손의 7개 지선협과 민다나오 1개, 비사야스 지역(두마게티, 세부, 일로일로)의 3개 지역, 총 11개 선교사협의회의 약사와 그 조직 및 사역 현황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제6장은 현지 개신교 목회자 양성의 산실인 신학교 현황을 도표로 요약했다. 선교사역의 중요한 인프라 중 하나인 선교사 자녀학교의 당위성에 대해, 그리고 선교역사의 산실인 한인교회의 사역과 그 협의회 역사 및 현재 교민들을 중심으로 선교동원사역과 목양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현황에 대해 역시 도표로 처리하고 있다.

제7장은 한국교회 필리핀 선교의 분석 및 평가, 전망, 그리고 현재 필리핀 선교 동향과 한국교회의 책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초기 선교사 파송역사와 현황, 주요 선교사 거주도시 분포와 재배치 결단 필요성을 언급하고, 현지 목회자 재교육 시스템 구축, 사회사업 선교, 의료 및 교도소 사역, 군경 사역, 한글학교, 한인교회 사역을 분석 평가했다. 현재의 필리핀 선교동향에서는 필리핀 교회가 지향하고 있는 선교방향과 앞으로 한국 선교사들이 지향해야 할 사역들을 살폈다. 이어 같은 방향에 맞추어 한국교회의 책무에 대해서 나름대로 제안을 하고 있다.

▲ <한국교회 필리핀 선교 35년사> 표지 사진.
한편 주요 편찬위원들은 지난달 17일 서울 연지동 다사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한국교회 필리핀 선교 35년사’ 발간을 계기로 타 지역에서도 선교사들의 역사를 정리한 책이 발간되기를 희망하며, 이 책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여상일 편찬위원장은 “그간 한국 선교사들은 우수한 제자를 양성하고 많은 교회를 설립하는 등 뛰어난 활동을 펼쳤지만 필리핀 선교가 단기간 성장하여 생긴 문제나 근거 없는 오해가 생기기도 했는데, 이러한 어두운 부분들도 가감 없이 다뤘다”며 “그동안 한국 선교사들의 통계자료가 여러 모로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았는데 이제는 선교 족적을 드러낼 때가 됐고, 이번 책이 중요한 사료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대구 집행위원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필리핀 선교사 재배치론’에 반론을 제기했다. 전 위원장은 “필리핀에는 섬이 많고 각각 언어도 다 달라 각 섬에 한 명씩만 있다 해도 2천명 넘는 선교사가 필요하다”며 “현지 사정도 모르고 필리핀에 선교사가 지나치게 많다는 이야기가 나와 안타깝다”고 했다.

책 출간을 도운 김항안 목사는 “집필진들이 자비를 써 가며, 때로는 비난을 받기도 하면서 엄청난 수고를 한 끝에 선교 35년사가 완성됐다”며 “이러한 수고만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고, 평가받을 만하다”고 강조했다.
필리핀 선교의 산 증인인 신용기 발기위원장은 “필리핀의 복음화율은 7-8%에 불과하다”며 “한국 총 선교사의 5%가 필리핀에 있는데, 더 많은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아쉬운 점은 발간한 측에서 최근까지 여러 차례 신문 지상 등을 통하여 협조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단체들이 약사를 알려주지 않아서 함께 싣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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