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세습 방지와 대안 마련을 위한 학술적 근거 모색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이하 세반연)는 지난 19일 명동 청어람에서 ‘교회세습, 신학으로 조명하다’라는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을 갖고, 교회세습 현상을 진단하는 한편, 교회세습 방지와 대안 마련을 위한 학술적 근거를 모색했다.

학술 심포지엄은 김근주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교회세습에 대한 성서신학적 고찰로 구약학에서는 전성민 교수(웨신대 구약학), 신약학에서는 김판임 교수(세종대 교양학부)가 발제를 맡아 발표했다.

또한 교회세습에 대한 역사신학적 고찰은 배덕만 교수(복음신대 교회사), 조직신학적 고찰은 현요한 교수(장신대 조직신학), 윤리학적 고찰은 유경동 교수(감신대 기독윤리학), 사회학적 고찰은 박영신 명예교수(연세대 사회학과)가 각각 주제의 발제를 맡아 발표했다.

전성민 교수는 교회세습에 대한 구약학적 고찰을 통해 교회세습에 찬성하는 교회의 근거로 자주 차용되는 구약공동체도 혈연주의와 권위적 지배구조를 명확히 반대하는 하나님의 언약공동체였음을 강조하며, 일정한 특권이 혈연적으로 계승되는 세습의 구약적 근거는 없다고 논했다.

김판임 교수는 교회세습에 대한 신약학적 고찰을 통해 신약성서에서 교회세습을 정당화해주는 구절은 찾아볼 수 없으며, 예수의 제자공동체는 물론이고 바울의 교회 이해에서도 ‘교회’는 혈육으로 구성된 것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공동체임을 알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덕만 교수는 교회세습에 대한 역사신학적 고찰을 통해 한국교회의 세습 역사를 조사하여 발표했다. 배 교수는 한국교회에서 최초의 세습은 70년대부터 있었지만, 세습이 본격화되고 부정적으로 나타난 것은 1997년 IMF사태로 인한 경제악화로 교세가 약화된 많은 대형교회가 교세 감세 현상을 해결해보는 자구책으로 세습을 강행하며,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를 넘어 계속 이어왔다고 논했다.

현요한 교수는 교회세습에 대한 조직신학적 고찰을 통해 교회론, 기독론, 소명론의 관점에서 세습은 정당화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복음을 변질시키고 교회의 보편성과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임을 주장하며, 교회세습은 한국 사회에서 복음전파를 더 어렵게 하고, 소금과 빛된 복음의 변혁적 능력을 상실케 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유경동 교수는 교회세습에 대한 윤리학적 고찰을 통해 개교회 세습은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고, 사회통합이란 규범적 요청에 실패한 현상이라고 논했다. 또한 유 교수는 교회의 세속화에 대해 자성과 진정한 개혁이 요청되며, 교회를 좌우하는 목회자의 권력이 공동체의 거룩한 권위로 회복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박영신 교수는 교회세습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을 통해 가족중심주의과 경제주의로 짜여진 한국 사회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한국교회는 대형화되었고, 대형교회는 세습을 정당화할 수밖에 없는 주장을 만들어냈음을 역사적인 맥락의 사회관점으로 교회세습을 통찰했다.

60여명의 참석자들은 주제발제에 대한 토의참여로 교회세습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심포지엄에는 관심 있는 교인뿐만 아니라 교수, 대학원생, 목회자, 언론인 등이 다양하게 참여했다. 세반연은 교회세습방지법 입법활동을 위한 활동과 세습실태조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교회세습 제보와 상담신청을 받고 있다.(세반연 홈페이지 www.seban,kr 또는 전화 02-2068-9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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