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또 한 아이가 부모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죽임’을 당한 이 아이의 ‘한의 소리’는 이 땅의 아이를 가진 부모의 공분을 일으키고, 학교마다 장기 결석하는 아이들을 조사해 대책을 강구하게 만들었다. 이 아이 역시 장기결석하면서, 담임선생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이 사건 이후 학교마다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장기간 동안 학교에 나오지 않는 아이들이 220명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정당한 이유 없이 결석하고 있다. 이 가운데 13명은 소재가 불분명하고, 8명은 학대가 의심되고 있다.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8명은 아동전문기관에 신고 됐다. 또 지금까지 조사된 112명 중, 13명 아동의 소재가 불분명해 경찰에 신고 돼 조사 중에 있다. 나머지 90여명은 해외에 있거나,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부천에서 일어난 초등학생의 ‘죽임’도, 경찰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 어떻게 자신이 낳아 기른 아이가 ‘죽임’을 당하게 했을까(?) 짐승도 자신이 낳은 새끼는 사랑 한다는데, 인간의 탈을 쓰고 아이를 ‘죽임’으로 몰아넣었느냐(?)는 것에 대해 국민 모두는 의아해 하고 있다. ‘죽임’을 당한 우리의 아이가 100명을 넘었다.

우리의 아이들이 부모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그것도 훈육이라는 이름아래 ‘죽임’을 당한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계모에 의해서 아이들이 ‘죽임’을 당하고, 친부에 의해서 아이들이 ‘죽임’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죽임’을 당할 때 이웃은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것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이 가정에서 학대를 받는 동안 이웃들은 방관자의 역할만을 했다는 것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의 계속되는 ‘죽임’ 앞에서 할 말이 없다. 이것은 분명 부모의 이기가 낳은 참사이다. ‘죽임’을 당한 아이, 아니 아벨의 피의 ‘한의 소리’가 절규하면서, 교육당국은 ‘죽임’에 이른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늦은 대책을 내 놓았다. 하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격’이 되었다.

교육부가 내놓은 대책이라는 것은 담임교사의 신고의무제 도입을 조속히 완료하고, 의무교육 미취학자 및 장기결석 아동 관리 매뉴얼을 1학기 시작 전까지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아동의 장기 결석이 계속될 시 담임교사가 읍면동 주민센터장에 통보하는 것을 넘어 경찰에 신고하도록 관계 법령을 정비하겠다는 입장도 내 놓았다. 이달 말까지 나머지 장기 결석 아동들에 대한 방문 점검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렇게 우리의 아이들은 ‘죽임’을 당하고 있다. 그리고 ‘죽임’을 당한 자들의 ‘한의 소리’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통곡소리로 울려 퍼지고 있다. 그나마 이 ‘한의 소리’를 들은 관계당국과 교육기관이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죽임’을 당한 우리 아이들의 피의 ‘한의 소리’가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들의 아이들은 훈육이라는 이름 아래, 무자비한 폭력에서 희생자가 되었다. 훈육이라는 명분 때문에 경찰도, 검찰도 어쩔 수 없었다. 사법의 사각지대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폭력에 시달려 왔던 것이다. 이웃의 신고가 있어도 경찰은 조사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렇다보니 힘없는 우리의 아이들은 수없이 폭행을 당하며, ‘죽임’을 당해 왔다. 아이들은 사회적 약자이며, 부모와 이웃, 그리고 국가의 보호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인간답게 사람대접을 받으며, 살아갈 권리도 있다.

오늘도 많은 아이들이 폭력과 학대에 노출돼 하늘을 향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이들에 대해서 ‘강도만나 쓰러져 신음하는 이웃을 외면한 바리새인’과 마찬가지로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다. 하나님께서는 카인에게 “네 동생 아벨이 어디에 있느냐”고 묻고 계시다. 즉 “네 이웃이 어디에 있느냐”고 묻고 계신 것이다. 부모에 의해서 폭력과 학대를 당하는 아이들도 우리의 이웃이다. 예수님은 이들을 가장 사랑하고, 보호하셨다.

굿-패밀리 대표/ 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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