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 용 화 목사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이 무색하게 인천공항의 보안상태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두 차례의 외국인 환승 여행객의 밀입국 사건도 모자라, 이제는 폭발물 의심 물체까지 등장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가뜩이나 IS 등으로 국제적 테러가 횡횡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제1관문이 허무하게 뚫렸으니 국민들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인천공항이 이렇게 허술하게 무너진 것은 무슨 이유일까. 보안요원이 부족해서일까.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공항에는 보안요원만 2500여명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 공항 내에 설치된 폐쇄회로가 2000여대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단순히 보안요원이 부족하거나 보안시설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이는 곧 무감각한 보안의식에 있다고 생각된다.

뒤늦게 정부가 인천공항 보안 강화 등 방안 마련을 위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었다고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격이다. 수수방관 뒷짐만 지고 있다가, 정작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공항 테러·보안 종합대책을 마련하면 뭐하나. 평상시 준비를 철저히 해야 사건이 터지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각종 테러가 빈발하는 작금의 상황에서 책임전가만으론 위기를 타개하기 힘들다. 누구의 책임을 묻기보다 이제부터라도 모두가 철저히 감시망을 돌려야 할 때이다.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지도 모르는 밀입국 사건을 단순 보안문제로만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당장에는 한 두명일지 모르지만, 향후 몇십명 혹은 몇 백명의 밀입국자들이 몰래 들어와 국가 주요시설의 테러를 감행할 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뒤늦게 후회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한국교회에도 이들 밀입국 여행객처럼 몰래 들어와 기성교회를 파탄의 지경에 이르게 하는 이단사이비들이 있다. 각 교단이나 연합기관에서 두 눈을 치켜세우고 지키고 있다고 하지만, 이들의 수법은 더욱 교묘해 현실적으로 100%로 막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두 눈을 뜨고 지켜만 보고 있을 수 도 없는 노릇이다.

사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이단사이비들에 대한 모호한 정의로 성도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뚜렷한 기준도 없고, 정의도 없었기에 어떤 교단에서는 이단으로 분류했어도, 어느 교단에서는 이단이 아닌 웃지 못 할 일이 비일비재 했다. 심지어 이러한 복잡한 기류 때문에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연합기관이 분열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단사이비에 대한 기준은 특정 몇몇에 의해서만 규정되어 나머지가 이를 수용하기에는 석연치 않았다. 그마저도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몇몇 이단사이비들에만 국한되어, 사골 우려먹듯이 우려먹어 새로운 이단사이비들의 창궐에는 속수무책이다.

그 틈을 타서 신종 이단사이비들이 기성교회의 내부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성도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말 그대로 감시망을 뚫고 유유히 밀입국한 여행객들처럼 한국교회의 이단사이비 감시망을 자기집 드나들 듯이 자유롭게 왕래하는 이단사이비들이 독버섯처럼 퍼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특정 집단이나 교단의 책임으로만 돌리기에는 문제가 따른다. 앞서 인천공항이 2500여명의 보안요원과 2000여대의 CCTV가 있음에도 보안이 손쉽게 뚫렸듯이, 한국교회도 이단사이비들이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뚫을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모두가 감시자라는 생각에서 지켜봐야 한다. “누군가는 지키겠지”라는 안일한 태도로는 이단사이비들의 획책을 막을 수 없다. 연합기관이나 교단, 단체, 교회, 목회자, 성도 등 모두가 한국교회를 위한 감시자로서의 사명감당에 중점을 둬야만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이단사이비들의 유혹과 공격에서 한국교회를 지킬 수 있다.

한국교회가 이단사이비 감시망을 온전히 가동해 목회자나 성도들이 더 이상 이단사이비들의 획책에 시달리지 않고, 오직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데 매진하길 바란다.

천안성문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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