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하나 되는 평화통일의 길은 멀고 험하다. 북한의 핵실험과 광명성 4호 발사는 한반도 전역을 긴장으로 몰아넣고 있다. 여기에 맞서 우리정부와 미국이 사드미사일 배치를 비롯한 개성공단 철수 등 초강수를 놓아 응수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의 비핵화계획을 무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남한의 보수적인 정당과 보수적인 인사들은 남한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것도 여당의 원내대표의 입과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입에서 아무렇지 않게 나온다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북한의 핵 보유, 남한의 핵 보유, 어떻게 보면 남북한이 공명하자는 얘기로 들린다. 그러나 분명 이것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훼손하는 일이며, 한반도 전체가 핵우산아래 있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이에 대해 한국교회의 의견도 갖가지다. 북한의 핵개발과 남한의 개성공단철수, 사드미사일 한국배치 등을 둘러싼 찬반논쟁이 한국교회 안에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한국교회가 성서의 본질인 정의와 평화, 사랑과 평등, 생명을 노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각 단체와 교회들이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면서, 마치 한국교회가 북한핵개발과 광명성 4호 발사, 개성공단철수를 둘러싼 다툼의 현장이 되어가는 것 같기도 하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비롯한 한국기독교장로회 등의 진보적인 교단과 단체는 남북관계의 파국을 우려하며, 개성공단 폐쇄 결정에 대한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비롯한 한국교회연합 등의 보수적인 단체는 개성공단 폐쇄를 “북한의 거듭된 안보 위협에 대한 최후의 자구책”이라고 환영하고, 추가적인 강력한 제재를 요청했다.

이와 같이 한국교회의 남북관계를 둘러싼 입장 차이는, 한국교회가 통일문제에 대해서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의 한국교회의 통일운동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통일의 문제는 남한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렇다고 북한만의 문제도 아니다. 남북한 모두의 문제이다.

이것은 남북한 선교도 마찬가지이다.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북한선교를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이제라도 남북한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선교로 전환해야 한다. 북한만을 위한 선교가 아니라, 남한만을 위한 선교가 아니라, 남북한민족 모두를 위한 한민족선교가 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남북한민족이 함께하는 평화와 생명, 그리고 사랑과 평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또한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창조질서 보전을 위한 한반도의 비핵화운동을 벌여야 한다. 더불어 한반도의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며, 전 세계의 비핵화에 대한 원칙을 천명해야 한다. 성서에도 평화를 이루는 사람이 복이 있다고 했다. 또 하나님이 그들을 자기의 자녀라고 부르실 것이라고 했다.(마 5:9)

북한의 핵실험과 마사일 발사는 비핵화를 외쳐온 한국교회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충격적이 아닐 수 없다. 한국교회는 보수와 진보를 떠나 모두가 인도적인 차원에서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을 당하는 북한동포를 지원하고, 대화와 교류를 확대, 화해와 평화의 길을 모색해 왔다.

핵무기와 군비경쟁은 절대로 평화를 구축할 수 없다. 여기에는 남북한 민족 모두가 공멸하자는 잘못된 생각이 담겨져 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대한민국의 하나님이며, 세계민족의 하나님이시다. 그것은 요나서에 잘 나타나 있다. 요나는 니느웨성으로 가서 심판과 회개를 외치라고 했다. 요나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풍랑을 만나 바다에 던져졌다. 고래의 배속에서 살아난 요나는 느니웨성에 들어가 회개와 심판을 외쳤다. 느니웨성의 왕과 백성들이 깨닫고 회개했다. 이것은 하나님께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이웃나라도 사랑하신다는 것을 보여준 증거이다.

사람은 혼자살수 없다. 그것은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이웃나라와 평화를 유지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서 이루어야 한다. 먼저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창조질서 보전과 평화를 위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그리고 생명을 노래하며, 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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