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선언문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중에 16인이 기독교인이었으며 삼일 만세운동과 관련하여 일제 헌병대가 1919년 말까지 체포 구금하고 조사한 사람들의 종교적 분포를 살펴보면 총 피검자 19,525명 중 17.6%가 기독교 신자였고, 특히 여성의 경우는 65.5%가 기독교 신자였다니 민족과 함께 고난당하고 핍박당한 교회가 아니고 무엇인가? 당시 교회의 지도자들은 이 운동이 실패하면 교회에 무서운 환란의 피바람이 불어 올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면서도 신앙의 자유, 민족의 자존을 위하여 이 운동에 앞장섰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교회는 어떠한가? 역사 앞에 송구하고 부끄럽지 아니한가? 주님께서 친히“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없어 다만 밖에 버리워 사람들에게 밟힐 뿐이니라.”(마태5:13)고 경고하신 그 말씀대로 아무짝에도 쓸데 없게 되어서 밖에 버려진, 그래서 사람들에게 밟히고 있는 현실을 어찌 개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97년 전에는 겨우 1.5%의 염도로 그렇게도 위대한 힘을 발휘했는데 한 때는 25%의 염도를 자랑하던 교회가 아니었던가? 그 영광은 그만 두고 1000만 성도라 해도 20%가 된다는 통계다. 그렇다면 오늘의 교회는 그 통계가 허수요, 거품이든지 아니면 정말 맛을 잃은 소금이 되었든지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영향력을 상실한 교회는 불 꺼진 등대요, 맛 잃은 소금일 뿐이다. 기생 들릴라의 무릎을 베고 누워 세월 가는 줄 모르고 단꿈을 꾸다가 머리 깎이고 두 눈을 뽑힌 삼손과 같지 아니한가? 맘몬신의 간교한 술수에 속고, 세상적인 성공철학과 물량주의의 미몽에서 깨어나지 않는 한 97년 전 태극기를 휘날리며 수난의 민족에게 소망으로 우뚝 섰던 그 찬란한 교회 상을 다시 보일 여망은 없을 것이다.
예장개혁 증경총회장·본지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