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신 목사
교회력에서 사순절은 인류구원의 가장 위대한 신비인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잘 준비하도록 회개하고 기도하는 시기를 말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세례를 통해 죄에 죽고 하나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남으로써 그리스도의 죽음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생활은 이를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하고 있기에 특별히 사순절기간에 더욱 참회하고 기도에 전념하는 생활로 우리 자신을 새롭게 함으로써 주님부활을 잘 맞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고난주간의 의미는 무엇인가. 고난주간은 주님이 고난 받으신 마지막 한 주간 즉 사순절을 마무리 하면서 지내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이 기간은 예수님께서 백성들 환호 속에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것부터 예루살렘에서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드신 후 로마 병사들에게 붙잡혀 갖은 고초를 당하면서 마침내 골고다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무덤에 묻혀 부활하기 직전까지 기간을 나타낸다. 그래서 개신교에서는 수난주간이라고도 부른다.

교회는 이 기간의 참회가 오로지 내적이고 개인적인 것만이 아니라 또한 외적이고 사회적인 참회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 이 기간 동안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개인으로 뿐 아니라 우리 가족이 우리 구역이 또는 우리 교회가 이런 외적이고 공동체적 참회의 삶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 실천 해 보는 것도 사순절의 의미를 살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 기간 동안에는 회교도들이 하는 것 같이 철두철미하게는 못한다 해도 하루 정도는, 그것도 어려우면 한 끼라도 금식을 실천해 봤으면 한다. 특히 성 금요일만이라도 금식을 하면서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을 묵상해 보는 것이 좋다.

평소 새벽기도회에 참석하지 않은 교우들에게는 이 기간에는 새벽기도회에 참석을 독려하는 것도 무리가 없으리라 본다. 누구에게나 매년마다 신앙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이 기회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보내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순절 기간 동안 경건과 절제, 인내를 통해 거룩함을 회복하고, 섬김과 헌신, 나눔을 통해 인류의 죄를 대속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성도들의 사랑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추운 겨울 거리 곳곳에 누워 떨고 있는 노숙자가 있고, 불의에 항거하다 감옥에 갇혀있는 양심수가 있고, 병든 몸을 가눌 수 없어 골방에서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는 가난한 환자가 있다. 이처럼 ‘지극히 작은 자 하나’인 예수님이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 사순절 기간 동안 교회가 저들의 신음소리를 들었으면 한다.

부활절을 준비하는 40일 동안의 기간을 통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가장 중요한 일이 바쁘게 보이는 세상적인 여러 가지 것들이 아니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생활이며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예장 통합피어선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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