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 창 훈 목사
목회자의 사명을 받아서 신학교에 들어가고 작은교회에서부터 훈련을 받을 때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돌 예배, 이사예배, 결혼식, 장례식, 개업예배를 드리고 경험하는 중에 한 가지 잊을 수 없는 것은 처음으로 전도사 직분을 받아 봉사할 때 20대 중반의 청년이 술에 취해서 베란다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는데 그 시신을 가져다 벽제 화장터에서 화장을 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본 화장 후의 유골과 그 유골을 절구통에 찧어서 나온 한 줌의 재였다. 혼자서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인생의 결국이 저 모습이구나. 제 개인적으로 삶의 좌표를 더욱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 본문 말씀을 보면 날 때부터 소경된 사람이요, 길거리에서 구걸하던 사람을 길 가던 예수님이 만났다. 그리고 그 사람의 눈에 진흙을 이겨서 바르고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고 했을 때 그대로 했더니 눈이 열려서 환히 보게 되었다. 오늘 본문 말씀을 통해서 내 인생길에 대한 교훈을 받는다.

첫째, 내 인생길에도 내가 원치 않는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본문 말씀 1절 이하에 보면 “예수님이 날 때부터 소경된 사람을 만났을 때 옆에 있던 제자들이 묻기를 저 사람이 소경된 것이 누구의 죄 때문인가. 자기의 죄 때문인가. 아니면 그 부모의 죄 때문인가. 그때 주님이 대답하시기를, ‘이 사람의 죄도 아니고 그 부모의 죄도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나타내고자 함이라”고 했다. 그렇다. 태어날 때부터 소경된 사람은 자기 존재를 스스로 파악하기도 전에 이미 소경이 되어 버렸다. 자기가 원하지도 않는 질병, 자기가 원하지도 않는 문제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이 땅 위에 사는 사람들마다 아무런 문제가 없기를 바라고 아무도 문제를 원치 않지만 그래도 문제는 찾아온다는 것이다.

시편 90장 10절에 보면 ‘우리의 연수가 70이요, 강건하면 80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그랬다. 결국은 우리의 인생길 자체가 기쁘고 즐겁고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고와 슬픔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이유는 인간이 가지고 태어나는 원죄와 스스로 짓는 범죄 때문이다. 그래서 이 비밀을 아는 성도들은 문제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말고 항상 믿음으로 이기고 은혜로 승리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둘째 내 인생길에 참된 위로자와 해결자는 우리 주님이시다. 본문 말씀 6절에 이하에 보면 ‘예수님이 소경 눈에 진흙을 이겨서 바르시고 이르시되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 하시매 가서 씻었더니 밝게 보게 되었다. 날 때부터 소경된 사람은 사실상 특별한 대책이 없는 사람이다. 그냥 죽을 때까지 보지 못하고 구걸이나 하다가 일생을 마치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절망적이고 낙망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힘의 원천이요, 소망을 주시는 주님께서는 찾아와서 먼저 위로한다. ‘이 질병은 너의 죄 때문이 아니고, 부모의 죄 때문도 아니고, 하나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을 나타내기 위함이니라’고 했다. 눌린 마음, 아픈 마음, 죄 된 마음을 풀어주신다. 거짓이 아닌 사실적인 것으로 말이다. 그리고는 주님의 방법으로 깨끗하게 치료해주셨다. 이 땅위에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내 가정과 집안과 주변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내게 풀지 못할 문제나 질병이 찾아왔을 때는 그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위로자도 되어주지 못한다. 시편 50장 15절에 말씀하시기를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그랬다. 우리를 지으시고,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며 우리 인생길에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주님만이 참된 위로자요 도울 자가 되어 주신다.

셋째, 내 인생길에 지금 이 순간이 기회이다. 본문 말씀 4절에 보면 ‘때가 아직 낮이매 나를 보내신 이의 일을 우리가 하여야 하리라 밤이 오리니 그때는 아무도 일할 수 없느니라’고 했다. 이 말씀은 일할 수 있는 지금이 기회라는 말이다. 하루 중에 해가 뜨고 일할 때가 있는가 하면, 해가 지고 어두움이 찾아오면 일할 수 없는 때가 반드시 오게 된다. 인생길도 젊고 건강해서 일할 때가 있는가 하면, 늙고 병들어서 일할 수 없는 때가 반드시 찾아오게 된다. 그래서 우리의 인생길에 움직이고, 말하고, 보고, 들을 수 있는 이때가 곧 기회이다. 하나님이 주신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내 것으로 삼아내 인생길이 복되고 아름답기를 축원한다.

동아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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