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인 찬 목사
구약에 나타난 선지자들의 애국 운동은 단순히 개인의 영혼구원 뿐만 아니라 땅과 영토와 사회 전체가 구원의 대상이었다.

이스라엘 민족의 출애굽 사건은 결코 정치적 사건이 아닌 하나님의 구원역사이다.

애굽이라는 불의한 세력 하에서 박해를 당하고, 신음하는 택하신 백성들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생명구원역사요, 회복에 대한 능력의 역사다. 그것을 전달하고 그것을 고취시킨 것이 선지자들의 애국운동이다.
율법은 히브리 민족으로 하여금 조상에게 물려받은 땅을 팔지 못하게 하였고, 설사 팔았더라도 희년(禧年)이 되면 다시 원래의 주인으로 되돌려 주어야 했다. 땅의 귀속은 곧 영혼의 귀속으로 나타난다. 희년의 복귀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근거로 되돌려 주어야 했다.

선지자들의 외침은 개인의 영혼 구원뿐만 아니라 조상이 물려준 땅과 영토를 보존하고, 지키는 것이 신앙인 것을 전제하는 외침이다.

영욕과 우여곡절을 겪고 회복한 것이지만 오늘까지 이스라엘 민족은 영토를 자신의 생명으로 지키고 보존하고 있다.

땅을 생명으로 지키는 애국은 정치가 아니라 바로 자신들의 신앙이다. 이 또한 그리스도인의 나라 사랑 법이다.

땅을 주관하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를 보존하고, 지켜야 할 책임을 사람에게 주셨다. 그러므로 복음에는 국경이 없지만, 그리스도인에게는 조국과 영토가 있다.

그리스도인에게는 하나님께로부터 부여받은 땅을 잘 가꾸고,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자기의 땅, 조상이 물려준 땅을 지켜야 할 의무가 신앙인들에게는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적게는 그 땅이 가정이요, 크게는 나라요, 지구촌이다.

그리스도인의 애국은 단순히 자기 땅을 지키려는 이기적인 국가주의에 바탕을 두지 않고, 우주적인 신앙적 발로에서 우러난 애국이다.

그리스도인의 애국운동은 민족 공동체로서의 하나님나라 시민운동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출세 영달이 아닌 모든 사람의 공익을 위한 순수(純粹)를 전제 한다.

그리스도인의 애국은 하나님의 정의(正義)를 위한공동체 형성에 있다. 즉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함에 애국의 정의를 둔다.

세상의 관헌들의 애국은 자기 존재와 이념 혹은 집단적 이기주의와 자파(自派)세력의 확대에 있기도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애국은 나의 주장과 나의 생각 대신 하나님의 뜻의 성취 가운데 자기 갱신(更新)과 자기 개혁(改革)에 바탕을 둔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애국은 소금과 빛으로 자기를 내어주는 희생일 뿐이다. 소금이 필요한 것은 맛을 내기 위함이요, 소금이 있어야 할 이유는 부패를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빛이 필요한 것은 어둠을 밝히는데 있고, 불의한 곳에서 자신을 태워 에너지(力)를 만들어 어둠의 세력을 퇴치하는데 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나라사랑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민족과 자기 나라를 사랑하였으나 정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자기 민족을 사랑하셨으나 소아적 집단의 이익이나 동족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이것이 기독교인의 나라 사랑의 특징이다. 그래서 때때로 사방으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하고, 배척을 당하고, 공공의 적이 되기도 한다.

기독교의 애국운동은 지난 2000여 년 동안 사람과 각 시대의 권력들로부터 이용을 당하기도 하고, 탄압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리스도인의 애국운동은 여(與)도 아니고, 야(野)도 아니어서 여, 야 또는 다중(多衆)의 비난과 공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주님이 당하신 고난의 색깔이다.

당시의 바리새파와 사두개파는 견원지간(犬猿之間)과 같았지만, 저들은 모두 나사렛 예수가 자기들 편에 서 주지 않았을 때,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외침에서는 하나가 되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교회를 정권과 자파의 이익을 휘해 이용하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모두가 자기들 편에 서라고 유혹하고, 겁박하기도 한다. 그러다 자기들 편에 서지 않으면 핍박하고, 조롱하고, 멸시하고 탄압하고, 협박한다. 어떤 이는 유혹에 넘어가기도 하고, 이념적으로 편향하여 어느 한쪽을 선택하여 그 무엇인가를 이루려하고, 좀 얻으려고 시도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스도인의 애국은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 복음으로 거룩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려는 지향성을 가졌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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