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주년 3.1절을 맞아 교회협이 12.28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평화기도회를 갖는 등 올해에도 한국교회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행보를 함께 할 것을 천명했다.

이에 맞춰 월간 <기독교사상 3월호>에서는 특집 ‘전쟁과 여성인권- 위안부 피해자 문제의 재조명’을 통해 12.28 한일정부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는 원칙이 무시당한 합의였다고 밝혔다.

먼저 ‘국가, 전쟁, 여성’을 박경미 이대교수가, ‘일본군 위안부문제, 타결이라니-굴욕 합의를 넘어 해방으로’를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가,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공동 대응’을 양징자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전국행동 공동대표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한국교회 무엇을 했나?’를 한국염 한국기독교교협협의회 전 여성위원장이, ‘전쟁과 여성’을 김희진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이 각각 주제를 가지고 기술했다.

박경미 이대교수는 ‘국가, 전쟁, 여성’에서 근대적 조국 인도의 건설을 위해 간디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고드세를 예를 들며, “오늘날 우리는 모두 고드세의 유혹 앞에 있다. 그것은 국가를 위한 내 안의 간디를 죽여야한다는 강박이며, ‘국가의 마법’에 걸려 새로운 세상에 대한 상상력을 포기하는 것이다”면서, “그것은 정말로 사람들을 괴롭히는 실체와 대면하는 데서 출발하기를 회피하는 것이며, 윤리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근본적으로 성립불가능하게 만드는 우리 시대 악이 무엇인지를 보기를 회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결국 우리는 현실이 발목을 잡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상상력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상상력을 포기했기 때문에 현실의 진면목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며 “상상력이 없는 곳에서 ‘국가의 마법’은 작동하기 시작하며, 우리 안의 간디는 죽임을 당하고, 희망도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윤미향 상임대표는 ‘일본군 위안부문제, 타결이라니-굴욕 합의를 넘어 해방으로’에서 12.28일 한일정부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 내용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피해자 중심의 접근원칙이 무시당한 △국제사회의 권고가 무시당한 △모호한 인정과 사과가 이루어진 △법적책임이 결여된 △후속조치의 의무를 피해국에 떠넘기는 합의라고 밝혔다.

윤 상임대표는 “일본 정부는 합의 이후에도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강제 연행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보고서로 제출하는 등 지속적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실을 부정하고, 법적책임을 부정하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지난 25년 동안 피해자들과 정대협이 국내외 여론을 형성하며, 전시 성폭력 피해여성의 인권회복을 위한 모범사례를 만들며 활동해 온 흐름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피해자들에게는 해방의 선물이 아니라 더 큰 벽앞에, 더 깊은 질곡 속에 빠지게 한 것”이라고 피력했다.

양징자 공동대표는 ‘일본군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공동 대응’에서 “일본의 시민 스스로가 가해국 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일본 정부에 가해국의 책임을 다하도록 촉구하는 운동을 다시 일으켜야 할 때”라면서 “정치적인 해결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우리에게 깨우쳐 준 가치와 뜻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일본의 시민들이 그것을 공유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피해자의 소원을 기억하고, 전달하고, 다시는 같은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일본 시민 자신의 책임으로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염 교회협 전 여성위원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한국교회 무엇을 했나?’에서 “오랫동안 한국교회에서는 어린 나이에 일본에 강제로 끌려가서 할머니가 된 위안부할머니들을 마치 부정한 사마리아 여인처럼 인식하고 외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 교회정서였다”면서 “2010년에 와서야 위안부 문제에 무관심하던 보수적 한국교회가 조금씩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단순히 여성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와 평화의 문제이며, 동북아평화의 중요한 이정표”라면서 “한국교회가 함께 이 과제를 이행해 정의롭게 해결되길 간구한다. 이를 통해 한국교회가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하는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희진 사무처장은 ‘전쟁과 여성’에서 “일본이 자행한 위안부 제도는 피해 여성들에 대한 합법화된 군대 내 ‘강간’제도 였다. 난징학살에서 일어난 대규모 살인과 강간이 국제사회의 분노를 불러일으키자 위안소를 설치해 성 노예화를 발전시켰다”면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쟁 당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말살됨을 경험했고, 전쟁 후 아직까지도 그들의 존엄성이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조치들이 취해진 것처럼 보이나 진정한 사과 없이 튀어나오는 ‘일본군 위안부는 자발적 참여들이었다’라는 한마디 말은 회복되어가는 생존자들을 다시 70년전으로 되돌려놓기에 충분하다”고 토로했다.

이외에도 책마당에서는 김선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가 토마스 카우프만의 <루터-말씀에 붙잡힌 사람>를, 송용원 은혜와 선물교회 목사가 미로슬라브 볼프의 <알라-기독교와 이슬람의 신은 같은가>를, 이정현 자유기고가가 주제 사라마구의 <카인>을, 최보기 북칼럼리스트가 이진경 외 ‘국가를 생각하다’를 각각 서평했다.

이밖에도 유광수 연세대 교수는 평신도 고전학지의 성서 읽기를 통해 “아버지 그 이름의 무게는 첨금 같은 것이다. 함부로 부를 수도 없는 거였다. 무섭고 멀고 귀찮아서가 아니라, 감히 막부르게에는 너무나도 감격스럽고 간절하기에 그랬던 것”이라며 “든든한 버팀목이자 끝없는 후원지인 그분이기에 그랬던 거다. 그러 그분이 나를 응원하고 지켜보시기에 비록 나는 약하지만 강했고 부족했지만 넉넉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시청 앞 기도회와 한국교회와 관련해 권혁률 한민족평화통일 기획단장은 “시청 앞 기도회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논란이 이어져왔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 진보적 기독교세력이 기독교회관에서 시국기도회를 갖거나 민주화인권운동세력과 연대해 거리에서 집회를 열 때 보수세력은 맹비난을 퍼부었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시국기도회와 길거리 기도회를 비난하던 세력들이 보수우익단체나 특정 정치권과 연대해 길거리 기도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