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가 기후환경 변화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가 먼저 창조질서를 보존하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후환경 변화로 온실가스 규제 방안 없을 시 심각한 피해 경고
“자연과 함께 공존하며 공생의 길을 모색해야 밝은 미래가 있다”

‘생명운동’ 선택 아닌 필수

여수 세계엑스포가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란 주제로 열려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가운데 성공리에 폐막했다.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인류가 생존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 열린 국제적 행사였기에 더욱 관심을 모았다.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생명’의 모체가 되는 환경운동이 화두가 되고 있다.

실제로 기후환경 변화로 지진과 쓰나미, 폭설, 대홍수가 곳곳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에서 발생한 쓰나미에 의한 핵시설물 고장으로 전세계가 긴장을 했다. 이처럼 한반도를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이미 기후변화 영향을 받고 있으며, 온실가스 규제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심각한 피해가 올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뒤늦게 국제사회에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후변화협약과 교토의정서 등을 채택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을 좀처럼 줄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몇몇 국가나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발 빠르게 지구환경 보존을 위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저마다 에너지 절약, 폐기물 재활용, 환경친화적 상품개발, 신에너지 개발 등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뒤질 새라 국내에서도 생명운동과 환경운동은 착한성장을 위한 기본 조건으로 판단해 다양한 연구와 노력이 행해지고 있다. 무조건적인 발전을 쫓는 것이 아닌, 자연과 공생해 발전하는 모델을 만드는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망가진 몸을 추스르는데 많은 시간과 자본이 필요하지만, 뒤늦게라도 생명을 살리기 위한 시도를 한다는 점에서 한숨 고르고 갈 수 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회에서도 미약하나마 생명보존을 위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예전(禮典)에만 녹색을 사용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녹색교회(Green Church)로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창조의 자연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기 때문에 자연과 함께 공존하며 공생의 길을 모색해야 밝은 미래가 있다는 생각에서다. 인간의 이기에 의해서 처참하게 부서진 자연환경을 이제라도 되돌리는 운동에 한국교회가 먼저 나서야 한다는데 공감하는 것이다. 이는 자연환경문제가 전 인류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로, 한국교회가 이 나라, 이 지구를 위해 생명운동을 이 시대에 선교의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4대강 사업’이나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한미 FTA’ 등 환경을 훼손하는 정부의 시책에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창조질서 보존을 위한 한 목소리를 내었다. 2012년에도 각 교단과 단체에서는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입각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몸소 실천에 옮기고 있다. 외형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녹색·생명운동’을 한국교회 전체로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생명운동 실제

실제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은 제87회 총회에서 2002년부터 2012년까지를 ‘생명살리기운동 10년’으로 선포하고, 생명의 보존과 보호를 위해 앞장섰다. 올해는 총회 창립 100주년을 맞아 10년간의 생명살리기운동을 평가하고, 아시아교회, 세계교회와 나눌 생명목회, 생명선교, 생명교육의 내용을 정리했다. 또한 교회교육 공과주제로 생명교회를 선정하고, 생명교육 모범사례 시상 및 모범사례집 발간에도 힘썼다. 더불어 생명목회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교회들이 많은 것을 감안해, 생명신학에 대한 정립과 모든 교역자들이 목회의 패러다임 변화를 통해 생명목회의 틀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경우 일부 환경운동가들에게만 국한된 환경목회의 패러다임과 시스템을 개교회 일반 교인들이 일상적 신앙운동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총회차원에서 목회자들의 환경의식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각각의 제도적 연수나 진급과정에서 환경교육이 정규과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환경목회로 성공적인 교회를 세원 나가는 ‘환경모범교회’를 각 지방별로 선정하고, 환경목회 순례와 같은 프로그램를 통해 누구나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아울러 각 지방 남녀 선교회장과 선교부, 교육부, 총무 등을 대상으로 ‘환경선교대학’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환경선교주일을 기점으로 수준이 높고, 대중적 참여가 원활할 수 있는 환경포럼을 개최해 전국교회가 환경선교주일을 성수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생명,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대표적 교단중 하나이다. ‘생명밥상 운동’을 통해 인간의 먹거리가 모두 하나님이 창조한 것이라는 인식을 새로이 하고 소중히 소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올해 사업은 환경에 중점을 두고, 환경과 생태 보호와 보전에 앞장서는 모범교회를 ‘녹색교회’로 선정하는 등 생명운동을 전국교회로 확산시키는데 주력했다.

대한성공회도 다양한 분야에서 환경보존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교회가 지역사회 안에서 생명을 존중하고, 친환경적인 생활로 성경적 삶을 실천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2011년에도 사회적 문제인 4대강 사업과 제주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정부의 정책수정을 단호하게 요구했다.

단적인 예로 성공회 산하 3개 단체인 정의평화사제단과 나눔의집협의회, 평화통일선교회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전면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생태계를 보존해야 하는 청지기의 정신에 입각해 제주강정 해군기지 건설계획은 전면 백지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제주의 자연환경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제주의 보물이자 미래가치이므로, 그 무엇보다도 소중히 보전해야 한다”면서, “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강정을 절대보전지역에서 해제처분하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파괴하면서까지 해군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고 비판했다.

또한 지난 2007년 창립한 성공회 환경연대는 생태계의 보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신앙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동 환경연대는 지역별로 성도, 주민들과 함께 재활용(되살림)운동, 자전거 타기운동 등을 전개하고,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환경학교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성공회 소속 교회들을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소 설치를 확대해 나가는 사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처럼 각 교단에서 생명지킴이 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가운데, 개교회에서도 저마다 맞춤식 생명존중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다.

전북 남원 갈계교회는 지난 2005년부터 환경주일을 지키고, 콩을 제배해 청국장과 된장을 만들어 교회재정 자립의 길을 열었다. 특히 케이블카와 댐 설치 반대 운동 등 지리산 지킴이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강원 고성 오봉교회는 지역 환경운동에 앞장서는 교회로 정평이 나있다. 1992년 고성 국민들과 연합해 핵폐기장 건설 후보지 선정 반대 운동을 벌였고, 최근 설악산 대청봉 꼭대기 케이블카 설치 반대 운동에 나서고 있다. 매달 ‘아나바다 장터’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전남 담양 주산교회는 2002년부터 ‘쓰레기 태우지 않기 운동’을 시작으로 재활용품을 모아 판매 수익금으로 지역 주민을 돕고 있다. 2007년부터 매년 환경세미나를 열고 환경보호 활동에 공이 있는 지역 주민을 표창하고 있다. 경기도 군포 청지기교회는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교회로 유명하다. 주말자연학교와 목공방을 운영하고 텃밭을 가꾸며 환경을 살리기 운동에 나선다. 유기농 간식을 나누며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에코(Eco)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대구 지산동 하늘담은교회도 주일날 자동차 타지 않기 등 ‘탄소금식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 여름에 가운, 양복, 넥타이를 하지 않는 ‘벗고 풀고 남방입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녹색교회로 발돋움 기회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교회는 ‘생명’을 살리는 녹색운동에 인색한 편이다. 아직도 교회의 외형적 성장에만 치중하는 모습이 강하다. 따라서 녹색·생명운동을 자연스럽게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가 앞장서 캠페인을 전개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국민들이 환경보존과 에너지 절약운동을 펼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몇몇 단체나 교회가 아닌 5만여 한국교회 전체가 일천만 성도들과 함께 녹색·생명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녹색·생명운동은 자연보호와 환경에너지 절약운동으로 구체화되어야 한다. 전국교회에서 먼저 예수중심의 녹색·생명운동으로 에너지 절약 및 절제습관 등을 실천운동으로 전개해야 한다. 먼저 교회 예배당의 전등 끄기, 단거리는 걷기,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이용하기 등 생활속에서 가치관을 바꾸는 절제운동으로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이 사회에 녹색·생명운동이 범국민의 운동이 될 수 있도록 국민들의 인식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또한 단기간에 끝나는 범국민 운동이 아닌 장기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교회가 시대의 흐름을 앞서가는 녹색·생명운동을 전개하고, 녹색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환경운동은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신앙운동이자, 생명을 보전하는 생태운동으로 영성운동 및 소박한 삶을 추구하는 생활운동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앞으로는 한국교회가 환경목회, 환경선교 분야에 더욱 관심을 갖고, 녹색세상을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더불어 생태계 보존을 포함하는 전인적이고, 친자연적인 전도와 선교를 수행해야 한다. 작금의 선교는 ‘새 하늘과 새 땅’의 비전을 향하여 나가야 한다. 선교사들도 이제 사역하는 나라에서 영혼구원의 메시지와 더불어 환경 생태계 보존의 메시지를 함께 전파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성화 과정 한 가운데 창조 신앙이 있다. 교회를 초록빛으로 물들이는 녹색교회 운동은 성숙한 신앙인으로 거듭나는 지름길이다. 환경 운동은 곧 신앙 운동이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생명을 살리는 환경운동에 앞장서야 하는 주인공이 한국교회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와 관련 독일서남지구선교협의회(EMS)와 미션21의 후원으로 2월초부터 기장 생태공동체운동본부에서 일하고 있는 카리나 슈마허씨는 올해 초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인간은 창조보존이나 자연보호 등을 외치지만 창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거나 치유할만한 능력이 없다. 쉽게 말해 자연은 인간 없이 더 잘 살수 있지만 인간은 자연 없이 못사는 존재다. 자연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그 자연을 보호한다는 우월적 의식을 갖고 있는 게 문제이다. 기독교인들이 잘못 인식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낮은 수준에 있는 생태의식을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한 슈마허씨는 “아시아는 빠른 경제성장과 인구증가로 생태균형이 깨지기 쉬운 위험한 상황에 있다”면서, “글로벌화 된 세계는 점차 지구의 한정된 물자를 나눌 것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태계 보호는 하나님의 창조질서 보호와 같기 때문에 기독교인이라면 특히 자연을 보호하는 운동에 나서야 한다”면서, “2013년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의 주요 이슈가 ‘생명’으로 잡혀있는 만큼 한국의 크리스천들은 이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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