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 태 영 목사
수께서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들에 대해서 “화가 임할 것”이라고 격한 반응을 보이신 적이 있다(마23:13-36). 왜 그토록 격한 반응을 보이셨을까. 위선자로 지목된 이들이 누구인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다. 앞장서서 하나님을 섬기고, 하나님의 백성을 가르치는 지도자들이다. 겉모습은 분명히 하나님을 위해 헌신하는 자들인데 속은 그게 아니다. 오히려 믿음의 길을 가로막고, 믿음을 왜곡시키고, 믿음을 빙자하여 자기이익을 취하는 데 열심이다. 예수께서는 이런 자들을 본질적으로 악에 종사하는 자들로 보신 게 분명하다. 예수님의 분노는 바로 악에 대한 분노이기도 하다.

예수님 당시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율법의 기본 정신인 사랑과 정의를 들어서 율법 수호자임을 자청한 자들이다. 율법이 요구하는 사랑과 정의는 다른 사람을 향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향하는 게 맞다. 진정 회개할 사람은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인 것이다. 그럼에도 저들의 손가락은 항상 다른 사람을 향했다. 예수께서 위선자라고 질타하신 이유이다.

그리스도인은 악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악을 두려워해서도 안 되겠지만, 악을 막겠다고 악에 집착하는 것도 좋지 않다. 악에 대해서 집착하면 결과는 비참하다. 악을 방관하라는 게 아니다. 악을 잠재울 가장 크고 효과적인 힘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창조 사역에 헌신하는 일이다.

세상 이치도 엇비슷하다. 자기개혁은 게을리 하면서 다른 사람만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으면 그런 사람은 자기가 파 논 함정에 빠진다. 위선자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선이 있는 곳에는 항상 악도 함께 번성한다는 것이다.

삼일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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