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규 희 목사
4.13총선으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선거 막바지 총력전에 바쁘다. 국민의 일꾼을 뽑는다는 기대감이 크다. 기독교계에서도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법 등을 막고자 기독자유당이 창당되어 국회진입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18대, 19대에 아쉬움을 이번에는 툴툴 털어내어 버리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누가 당선이 되던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일조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하지만 그 바람은 선거가 시작되기 전부터 삐걱거리는 느낌이다. 각 정당은 이번 4.13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군 중 장애인에 대한 배려에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과거 당선권 안에 장애인을 대표하는 비례대표를 세웠다면, 이번에는 철저하게 배척하는 느낌마저 든다. 오직 한명의 당선자라도 더 내놓겠다는 생각뿐이다. 다행스럽게 기독자유당에서 집권당에서 외면당한 장애인 대표를 영입해 체면치레는 했으나, 이마저도 당선권에서는 멀어 보인다.

공교롭게 4월 13일 선거날 일주일 후인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분명 여야를 막론하고 당선자들은 인사를 겸해 장애인의 날 행사에 얼굴을 들이밀 것으로 예상된다. 불과 일주일 만에 얼굴을 바꾸는 것이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는 말처럼 순식간에 변하는 것이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

“예수께서 온 갈릴리에 두루 다니사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복음을 전파하시며 백성 중에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 그의 소문이 온 수리아에 퍼진지라 사람들이 모든 앓는 자 곧 각종 병에 걸려서 고통 당하는 자, 귀신들린 자, 간질하는 자, 중풍병자들을 데려오니 그들을 고치시더라”는 마태복음 4장 23절~24절 말씀처럼 예수님은 장애인을 배격하지 않고, 철저하게 그들에게 나아가신 분이시다.

우리는 예수님의 이 차별 없는 사랑을 본받아야 한다. 특히 이 사회가 하나님의 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예수님의 향기를 풍겨야 한다. 솔직히 우리 사회는 예수님이 보여주신 차별 없는 사랑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여전히 가진 자의 갑질이 계속되고 있고, 가난한 자와 병든자, 장애인, 여성, 어린이 등은 차별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누구하나 분연히 일어나 ‘아니오’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 별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을 한다. 이는 우리나라가 분명히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사회는 누구 하나의 잘남으로 인해 굴러가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하나님 안에서 하나가 됐을 때 비로소 아름다운 사회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다. 가진 자는 가난한 자를 향해 나눔과 섬김을 보이고, 어른은 아이를, 남성은 여성을, 비장애인은 장애인을 사랑으로 보듬어야 비로소 모두가 행복한 나라가 된다. 그것만이 남북갈등, 동서갈등, 빈부갈등, 남녀갈등 등등 각종 갈등으로부터 벗어나 화합과 일치로 거듭나는 길이다.

4.13총선 막바지 선거전에 각종 공약을 내세워 국민들의 표심을 바라는 국회의원 후보들이 이것 하나만을 알아줬으면 한다. 모든 국민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공약을 내놓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려는 노력을 한다면 국민들은 표로서 대변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그렇지 않고 고래고래 시끄럽게 기호 몇 번만을 외친다면 국민들은 표 대신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만 볼 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꼭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국민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일꾼이 당선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예장 우리총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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