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 종 문 목사
한국교회에 장애인주일이 제정된 지 올해로 28년이 된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해 왜곡된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이 오늘 한국교회의 현 주소이다.

알다시피 장애인주일은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고통당하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교회의 책임을 인지하고, 교인들로 하여금 장애인 선교에 참여하도록 하는 특별주일이다. 지난 1989년 한국장애인선교단체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이 지난 첫째 주일을 ‘장애인 주일’로 제정한 후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교회들은 장애인주일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사회의 장애인 관련 인식과 제도는 발전하는데 오히려 교회는 장애인 선교가 시작된 지 30년 가까운 오늘에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장애인들은 교회에 잘 나오지 않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장애인 중 기독교인은 5% 미만에 불과하다. 특히 의사소통의 장애를 가진 청각, 언어 장애인들의 경우에는 3% 정도로 더욱 낮다.

이는 장애인의 영혼구원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이 미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장애인들을 위한 교회차원의 배려나 시설적인 확충, 프로그램 마련 등에 너무 소홀하다는 반증이다.

무엇보다도 장애인에 대한 마음 씀씀이나 서비스가 미숙하다. 우리가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 장애인들에게는 커다란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장애인을 비하하는 용어라면 더더욱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인 인식을 버려야 한다. 장애인은 의존적이고 비생산적이며 무능하다는 그릇된 인식에 교회가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가. 단지 장애인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한다면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관계는 여전히 주는 자와 받는 자(시혜자와 수혜자)의 관계로만 전락하게 될 것이다.

신체적 장애나 질병은 대부분 그냥 일어난 일이고 주어진 현실이다. 신체적 장애가 차별과 소외와 무시의 조건일 수는 없다. 하나님의 거룩한 공동체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 모두 상호의존적이면서 동시에 상호독립적인 관계로까지 발전돼야 할 것이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장애인들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셨는지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 아주 깜깜하던 시절에 예수님께서는 이미 장애인에 대한 전향적인 시각을 갖고 계셨다.

예수님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바리새인들의 왜곡된 시각에 대해 ‘너희가 차라리 눈먼 사람이었다면 오히려 죄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지금 눈이 잘 보인다고 하니 너희의 죄는 그대로 남아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국교회가 이 같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장애인선교에 보다 관심을 갖고, 장애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대사회적인 장애인 차별극복에 적극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장 통합피어선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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