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병 환 FC
동기를 부여하는 가장 큰 힘은 구체적인 목표 설정입니다. 만약 어디로 가는지, 언제 끝나는지 모른 채 달리기를 한다면 쉽게 지치고 포기해버릴 것입니다. 하지만 눈앞에 목적지가 보인다면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서라도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노후 준비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어느 시점에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그러기 위해서는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 구체화 시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목표를 설정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노후를 준비하는데 얼마의 돈이 필요할까요? 60세부터 매월 200만원씩 사용한다면 100세까지 9억 6천만 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도 이자는 쌓이고, 자녀의 결혼 등 목돈이 필요한 경우가 생깁니다. 따라서 얼마가 필요한지 가늠하기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 가장 좋은 해결책은 은퇴 시점이 아닌, 사망 시점을 기준으로 역순으로 계산하는 것입니다. 역순이란 사망 시 장례비, 사망 직전 병원비, 80세 이후 생활비 등 가장 늦게 필요한 돈부터 마련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 때 각각의 비용은 통계청의 통계 자료에 본인이 원하는 방식에 따라 추가 비용을 더하거나 줄이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사망 직후 장례비용은 얼마가 들까요? 2015년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평균 장례비용은 1,380만원입니다. 이는 현재 시점의 비용이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100세 때 장례비용을 계산해야 합니다. 복리 계산이기 때문에 어려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훨씬 간단합니다.

재테크 계산에 있어 가장 흔히 쓰는 복리 계산법은 ‘72 법칙’입니다. ‘72 ÷ 수익률 = 원금의 2배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이라는 이 간단한 계산법만으로도 대부분의 계산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2015년 30세였던 A씨 부부의 100세 장례비용을 계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의 2015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7% 이었습니다. 이를 72법칙에 대입하면 72 ÷ 0.7 = 102.8 입니다. 즉, 102.8년에 한 번 씩 물가가 두 배 인상 됩니다. 70년 후라면 1.7배 정도 상승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A씨가 100세에 사망할 경우 장례비는 2,300만 원이며, 배우자와 합산하면 4,600만 원 정도가 필요할 것입니다.

4,600만원의 비용이 사용되는 것은 70년 후이지만, 은퇴 시기는 대략 30년 후일 것입니다. 그 후 40년 간 이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채권 수익률 4%를 기준으로 역으로 계산합니다. 4% 수익률이라면 18년마다 2배가 되기 때문에 40년 동안 4.8배로 원금이 불어나 있을 것입니다. 4,600만 원의 비용을 4.8로 나누면 958만원이 됩니다. 즉, 100세 때 부부 장례비로 4,600만원을 사용할 예정이라면 60세까지 약 960만원을 마련하면 됩니다.

80세 이후 노령 부부의 평균 생활비는 187만원(1% 수익률의 연금준비금 6억 원), 60세의 부부의 평균 생활비 260만원(4% 수익률의 연금준비금 5억3천만 원), 자녀 대학 등록금은 연간 천만 원, 결혼 비용은 1억 5천만 원이라는 통계치를 각각 사용할 년도에 따라 곱하고 나누면 간단한 사칙연산으로 비용 계산이 가능합니다.

이를 다 합산하면 현재 30세이며 자녀가 두 명인 4인 가족의 가장이 30년 후 은퇴해 100세까지 사용할 은퇴자금을 마련한다고 했을 때, 60세에 약 10억 5천만 원 정도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본인이 원하는 여행비용을 더하고, 자녀의 수에 따라 금액을 증감시키면 본인의 은퇴 가능 시기와 목표가 뚜렷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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