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양희은의 노래 중 대표작 <엄마가 딸에게>는 “난 잠시 눈을 붙인 줄만 알았는데 벌써 늙어 있었고/넌 항상 어린 아이일 줄만 알았는데 벌써 어른이 다 되었고/난 삶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기에 너에게 해 줄 말이 없지만/네가 좀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마음에 내 가슴 속을 뒤져 할 말을 찾지”로 시작된다.

이 땅의 모든 딸들은 엄마의 마음을 모른다. 엄마의 말에 반항을 하며, 엄마의 모든 말이 가슴에 닿는 것이 아니라, 그냥 오른쪽 귀에서 왼쪽 귀로 흘러간다. 성서는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 더럽지,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럽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 엄마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모두가 딸을 염려해서 나오는 말로 참 말이다. 이 노래의 2절은 “공부해라 아냐 그건 너무 교과서야/성실해라 나도 그러지 못했잖아/사랑해라 아냐 그건 너무 어려워/너의 삶을 살아라” 어디 하나 버릴 말이 없다. 학생의 의무는 공부이고, 성실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서로 사랑하고, 너의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야만 진취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땅의 모든 딸들은 엄마의 마음을 알면서도, 반항한다. 그 내용이 3절과 4절에 그대로 담겨 있다.
“난 한참 세상 살았는 줄만 알았는데 아직 열다섯이고/난 항상 예쁜 딸로 머물고 싶었지만 이미 미운 털이 박혔고/난 삶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기에 알고픈 일들 정말 많지만/엄만 또 늘 같은 일만 되풀이하며 내 마음의 문을 더 굳게 닫지/공부하라 그게 중요한 건 난도 알아 성실해라 나도 애쓰고 있잖아요/사랑해라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나의 삶을 살게 해줘”

엄마는 딸의 이 같은 마음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진취적이고 바르게 성장하라는 마음에서 성실하고, 사랑하라고 한다. 5절에 나온 것과 같이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의 마음도 모른채 똑 같은 잔소리를 되풀이한다. 내버려두면 알아서 할 텐데 왜 잔소리 하냐며, 반항한다. 이것이 바로 이 땅의 모든 딸들의 모습이다.

이 땅의 모든 엄마가 아이들이 마음을 아파하고, 힘들어 하고 있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잔소리가 혹 아이의 마음을 달래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잔소리는 이 땅의 딸들에게 약이 되고, 희망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딸들이 좌우로 흔들리다가도 바로서 정도를 가는 것이다. 엄마를 딸들에게 있어 사랑이며, 행복이고, 평화라고 말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해도, 엄마의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변하지 않는다. 이런 엄마는 오히려 딸에게 용서를 빈다. “내가 좀 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했던 것을 용서할 수 있겠니?/넌 나보다 종은 엄마가 되겠다고 약속해 주겠니?” 가슴이 찡하다. 왜 엄마가 용서를 빌어야 하고, 딸을 위해서 밤마다 기도를 해야만 하는가? 그것은 엄마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엄마의 잔소리를 피해가기 위해 엄마를 향해 자신을 믿어 달라고 한다. 엄마의 잔소리가 무겁게 느끼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을 무겁게 느낀다. 그러면서 딸들은 골방에 앉아 엄마 몰래 눈물을 훔친다. 그리고 가슴을 친다. 엄마의 걱정보다 더 잘 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엄마를 위로한다 “그 무엇을 해내든 난 엄마의 딸로 다 버텨 내고 살아 갈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인가(?) 말하지 않아도 딸은 엄마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안다. 그래서 자신도 엄마처럼 좋은 엄마가 되겠다고 말한다. 그것이 꿈이라고 다짐한다. 그렇다. 이 땅의 모든 엄마는 변하지 않으며, 딸을 사랑한다. 그래서 혼도 내고, 잔소리를 한다. 엄마도 할머니로부터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성장했다.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이 사랑을 말하고, 성실을 말하며, 학생의 본분인 공부를 하라고 잔소리 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 그곳에는 사람과 생명, 그리고 평화가 흘러넘치기 때문이다.

굿-패밀리 대표 / 개신대 상담학교수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