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총회가 분열의 아이콘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애썼지만, 다음 기회로 미뤄야할 전망이다.

당초 예장 개혁측(총회장 김정훈 목사)이 국신측(총회장 문효식 목사), 개혁국제측(총회장 윤광섭 목사)과 합동을 주창하면서 화합과 일치의 아이콘이 되길 소망했으나, 국신측과의 합동을 탐탁지 않게 여겼던 잔류 노회들이 개혁총회 복구예배를 드리면서 결국 이합집산의 형국을 벗어나지 못했다. 말 그대로 축제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 개혁, 국신, 개혁국제가 3개교단 통합총회를 열었다.
앞서 개혁측과 국신측, 개혁국제측 등은 3개 교단 합동총회를 7일 오후 축복교회 수원예배당에서 갖고, 총회 명칭을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으로 하기로 합의하고, 개혁주의 신앙의 참모습을 회복하는데 힘쓰기로 다짐했다.

또한 7월 4일 합의서에 서명한 대로 각 교단별로 안배해 총회 임원을 △증경총회장에 김정훈 목사(개혁), 윤광섭 목사(개혁국제) △총회장에 문효식 목사(국신) △제1부총회장에 이승헌 목사(개혁), 제2부총회장에 조광표 목사(국신) △제1장로부총회장에 주상길 장로(국신), 제2장로부총회장에 김안식 장로(개혁) △서기에 신은성 목사(개혁) △부서기에 강금성 목사(국신) △회의록서기에 정요찬 목사(개혁) △부회의록서기에 송덕수 목사(국신) △회계에 정회선 장로(개혁) △부회계에 김기천 장로(국신) △총무에 이재형 목사(개혁국제), 김인규 목사(개혁) △재정과 행정, 언론 및 각 상임 위원회와 총회 전반적인 사업을 감시할 감사에 신현길 목사(국신), 곽제운 목사(개혁), 조정일 목사(개혁국제) 등으로 구성했다.

더불어 총회사무실은 오는 9월까지 각자의 사무실을 쓰기로 했으며, 각 교단의 부채도 합동총회 이전의 부채는 각자 부담키로 했다. 이와 함께 총회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총회헌법수개정위원회와 총회발전위원회, 총회별칭·신문제호·교단마크 등 업무담당 실무위원회, 총회합동 및 영입위원회 등 특별위원회를 설치키로 했다.

하지만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도 몇몇 총대들은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자칫 과거 통합과정에서 아픔을 겪었던 일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일부는 총회 이전에 각 교단의 부채를 각자 부담키로 했음에도,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후폭풍에 대해서 묻기도 했다. 임금 포기각서를 따로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불거졌다. 교단 명칭에 대해서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신측의 경우 이름을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바꾼다는 것은 어패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합동을 주도한 인사들은 어떻게 해서든 안정을 찾고 바른 길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그럼에도 오는 9월 101회 총회까지 3개 교단이 풀어야할 숙제가 만만치 않다. 그중에서도 인건비 등 교단이 떠안은 부채 부분은 한시라도 빨리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았다.

그래도 이번 3개교단의 큰 수확은 바로 개혁총회의 오랜 숙원이었던 신학교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이미 신학교 문제로 분열의 고통을 겪었던 개혁측으로서는 한 단계 전진할 기회를 얻은 셈이다.

▲ 국신측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개혁 노회들이 개혁총회 복구를 염원하는 모임을 가졌다.
이런 가운데 국신측과의 합동을 반대하는 가칭 개혁교단 복구위원회(준비위원장 장근태 목사)가 11일 미아소망교회에서 개혁총회 복구예배를 따로 드렸다.

24개 노회 중 18개 노회장 및 서기들이 참석한 이날 현장에서는 교단을 사랑하기 때문에 복구예배로 모일 수밖에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리고 3개 교단 통합총회는 절차상 문제가 있으며, 개혁 정통성에도 스크래치를 입을 수 있음을 밝혔다.

비록 많은 수의 사람들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이들의 입장만큼은 단호했다. 허심탄회하게 토론회 형식으로 가진 이날 행사에서는, 참석자들이 교단의 슬픈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교단을 바로 세우자는데 의견을 하나로 모았다. 그러면서도 이번 모임이 정치적인 것과는 전혀 무관한 것으로 오직 개혁교단을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가칭 개혁교단 복구위원회를 구성키로 하고, 준비위원으로 △위원장에 장근태 목사 △부위원장에 황호관 목사 △총무에 박형진 목사 △서기에 김영구 목사 △회계에 오한수 목사 △사무간사에 박규식 목사 등을 각각 선임했다.

이날 장근태 목사는 “최근 10여년 동안 개혁교단은 고통과 수욕의 세월을 겪었다”면서, “이를 보고 어떤 이들은 총회 때마다 개혁교단이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개혁교단을 진정으로 사랑하기에 이렇게 뜻을 함께 모으자는 취지로 가칭 개혁교단 복구위원회를 조직하게 됐다”면서, “어찌됐든 하나로 뭉쳐보자”고 말했다.

하지만 개혁교단을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곱지만은 않다. 이미 개혁교단에서는 이들이 잔류측이 아닌, 이탈측으로 구분해놓은 상태다. 따라서 복구예배라는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일부는 이들의 주장이 결국은 교단을 다시 갈라놓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결국 이들의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될 전망이다. 특히 교단을 단독으로 세울지, 혹은 교단을 세운 후 타 교단과 연합을 할지, 아니면 처음부터 타교단과 통합작업을 거친 뒤 교단으로서의 명분을 찾을지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들의 교단을 사랑하는 마음을 차지하더라도, 이합집산의 모양새는 쉽게 벗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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