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원 목사

전 세계가 ‘포켓몬 GO’ 열풍에 휩싸여 있다. 이 게임은 GPS 위치기반서비스를 이용한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으로, 거리에 나타나는 몬스터를 화면에 뜨는 볼을 던져 잡는 것이다. 정해진 장소에 뜨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찾으러 다녀야 하는 스마트 게임이다.

시대가 변해 이제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가 현실 속에서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불과 10여년 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인데, 이렇게 현실이 되어 우리 앞에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그런데 마냥 신기해하고 있어서는 안될 것 같다.

벌써 전 세계에서 이 증강현실 게임으로 인해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주에서는 한 남성이 운전 중 이 게임을 즐기다 나무를 들이받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고, 게임에 빠져 눈 앞에 총격이 일어난 것도 모르고 지나친 경우도 있다. 이밖에도 포켓몬이 등장하는 지역을 교묘한 범죄의 현장으로 이용하거나,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게이머까지 등장했다.

더욱이 이 게임을 접한 사람들의 그 중독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사람들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떻게든 포켓몬을 자신의 손에 넣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부분적으로 이용이 가능한 속초지역은 한 때, 버스표가 매진일 정도로 포켓몬 게이머들의 성지가 되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포켓몬 게임이 교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아니지만, 이미 영국과 미국의 교회들은 이 게임을 둘러싸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이 게임의 열풍을 전도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있으며, 일부는 사악한 일이 진행되고 있다면 부정적인 입장을 견주고 있다.

일명 ‘포켓스탑(포켓몬 샤냥을 위한 아이템 제공 장소)’이 교회 건물로 표시되는 것을 두고, 찬성하는 쪽은 교회 문을 활짝 열어둬 게이머들을 전도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 게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오히려 대량 전도의 중요한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목회자들이 이 게임의 방법을 알아 그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하는 쪽은 포켓몬 동물은 가상의 사이버 악마들과 같다고 경고하며, 만일 이슬람의 지하디스트들에게 전달되어, 그들이 크리스천들이 지리적으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앱을 갖게 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라며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이들은 또 십자가를 대적하는 적들이 크리스천들을 겨낭해 그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처형하는 데 이용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찬성하는 쪽이나, 반대하는 쪽이나 둘 다 주장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다만 제아무리 전도에 영향을 준다해도, 사람을 해하는 도구로 활용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기독교국제선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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