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바 울 목사

한해도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다. 전반기를 쉼 없이 달려온 한국교회와 목회자, 평신도들에게 “잘했다”고 어깨를 두드려 주고 싶다. 잘 견뎌냈다고, 잘 인내했다고 토닥여 주고 싶다. 물론 크고 작은 사건들도 있었고, 사회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은 하반기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전반기에 실수를 만회해 하반기에는 멋지게 한국교회의 참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교회나 단체, 혹은 개인적으로 주어지는 여름휴가를 알차게 보내야 한다. 비록 짧지만 이 기간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하반기의 성적표가 달라질 것이다. 자신이 전반기에 어떠한 실수를 했고, 하반기에는 이를 교훈 삼아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플랜을 짜야 하는 시기이다. 그렇다고 전반기의 과오를 물고 늘어져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흔히들 말하는 ‘열공 모드’로 돌입해 정신과 육체를 혹사시키는 일은 범해서는 안된다. 자칫 하반기마저 망쳐버릴 위험요소가 있다.

어디까지 쉼의 기간은 정신과 육체 모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한다. 실수를 했으면 “그때는 그랬구나, 앞으로는 그러지 말아야 겠다”는 정도의 자기반성만 하면 된다. 그리고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잘 해보자는 심정으로 임하면 된다. 그것이 진정한 쉼의 자세이다. 지친 몸과 마음을 원상태로 회복시키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지, 오히려 자신에게 더욱 채찍질을 하는 기간으로 삼는 것은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쉼의 기간을 보내야 하는 것일까. 일반 사람들처럼 산이나 계곡, 바다로 떠나 화려한 풍광을 느끼고, 왁자지껄 떠들어도 보는 것은 어떨까. 솔직한 심정으로는 하루라도 이렇게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다만 그 정도에 차이가 있다. 일반 사람들처럼 시끄럽게 떠들고 마시는 모습은 한국교회 전체의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소중한 이 쉼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는 목회자나 평신도들 모두 ‘생활계획표’를 짜듯이 일정을 체크하는 것이 좋다. 다만 너무 타이트한 일정이나 프로그램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앞서도 말했듯이 쉴 때는 쉬어야 오히려 그 에너지로 더욱 열정적인 목회를 할 수 있다.

목회자의 경우 추천해 주고 싶은 것이 가까운 이웃나라 선교지를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쉼 없이 달려온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자, 선교지의 현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기회이다. 빡빡한 일정 가운데 며칠이라도 해외선교지를 방문하는 것은 자신에게도, 교회에도, 한국교회 전체를 위해서도 분명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더불어 갑갑한 책상에서 벗어나 기도원, 시골 별장 등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만끽하며 가을 목회를 구상하는 것도 생각해볼만 하다. 아무래도 도심의 공기보다는 조금은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재충전의 시간도 갖고, 하반기 파이팅을 다짐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바빠서 읽지 못했던 책을 정독하거나, 취미활동도 배워봄직 하다. 시대의 흐름을 인지하지 못하면, 결국 도태되고 만다. 따라서 이 기회를 시대의 흐름도 알고, 잠시 미뤄뒀던 지식의 탐방의 기회로 여기는 것도 좋다.

이번 휴식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지친 몸과 마음에게 새로운 동력을 주는 보너스의 기회로 여기길 바란다. 또한 이 쉼을 통해 하반기를 마치는 순간에 “한국교회 올해 정말 잘 했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기를 소망한다.

예장 호헌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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