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인 찬 목사

에스겔(Ezekiel)은 주전 6세기 전반에 바벨론의 포로가 되어 이스라엘의 심판과 하나님의 은혜로 이스라엘의 회복을 예언하고 백성들에게 회개를 외쳤던 유대왕국 말기의 선지자다.

에스겔이 가나안에 살고 있는 유대인들에게 전한 말씀은 하나님을 떠나 배교(背敎)한 죄 많은 히브리민족을 하나님이 심판하실 것임을 알리는 것이었다. 하나님을 떠난 유대나라의 죄로 예루살렘은 바벨론에게 망하고, 그 백성들은 죽거나 포로로 끌려갈 것이라고 예언했다.

이방신들과 이방 동맹국들을 의지하는 유다와 하나님이 떠나신 불의가 가득한 도시가 되어 숱한 이교의식(儀式)들이 성전 뜰에서 집행되었던 예루살렘의 죄악들을 고발하는 에스겔은 유다가 의지했던 애굽과 함께 망할 것이라고 증거 했다.

하지만 선지자 에스겔은 조국이 멸망은 하겠지만 하나님의 심판의 때가 지나고 나면 유대나라가 회복될 것임도 증거 했다.

에스겔은 황홀한 낙관론을 지닐 만한 상황이 아닌 정반대로 비극적이고, 비관적인 현실상황 속에 애써 소망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도성 예루살렘의 건재함이었는데 한 가닥 희망이었던 예루살렘마저 함락됨으로 당시의 유대인들은 절망에 짓눌려 버렸다.

이 암담한 처지에서 유독 에스겔만은 "하나님이 살아계신다!” “예루살렘은 다시 재건된다!” 고 자신 있게 외쳤다.

무엇이 에스겔로 하여금 그 시대의 일반 사람들과 다른 사람으로 살게 했을까? 그것은 하나님이 그에게 주신 환상 때문이었다. 에스겔은 잿더미가 된 예루살렘 시온산 언덕 위에 하나님이 지으신 새 성전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천사로부터 내부의 모든 설계를 듣고 보았다. 그리고 문지방 밑에서 시작된 가느다란 물줄기가 큰 강물을 이루어 죽은 바다를 큰 어장으로 바뀌는 기적의 환상을 보았다. 이 물이 동방으로 향하여 흘러 아라바로 내려가서 바다에 이르고, 이 흘러내리는 물로 그 바다의 물이 소성됨을 보았다.

이 환상은 멸망한 유대나라의 재건을 뜻하며, 역사적으로 입증되었다. 그리고 생수의 근원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임하시면 죽은 영혼이 다시 살게 될 메시아 왕국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또 이 환상은 주님이 다시 재건하실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영원히 살 낙원이고, 장차 우리 앞에 펼쳐질 정경(情景)으로 하나님의 나라이다.

우리는 조금만 잘못되어도 쉽게 비관론에 젖는다. 그러나 이런 형편과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현실을 보고 절망하지 말고, 에스겔과 같이 내일을 위한 환상을 가지라고 하신다. 그리고 에스겔의 환상을 나의 환상이 되게 하라고 하신다.
물줄기가 하나님이 계시는 성전 문지방에서 스며 나왔듯이 모든 좋은 것의 근원은 하나님이시다. 따라서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각양 좋은 은사와 신실함을 누리려면 에스겔의 외침처럼 하나님 중심생활을 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답게 경건생활에 힘써야 한다.

하나님의 은혜는 오늘도 충만하다. 가느다란 물줄기가 성전문지방에서 시작될 때는 대수롭지 않았지만 마침내 큰 강을 이루었다. 하나님은 모자람이 없으시다.

하나님의 은혜의 근원은 끝도 없이 충만하시다.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를 매일 맛보면서 살기 원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작은 은혜에도 감사와 믿음을 갖는 신앙의 자세이다. 우리는 기도해야 한다. 은혜를 받으려면 먼저 무릎을 꿇어야 한다. 성령이 내 안에서 충만히 역사하시도록 성령 충만을 받으려면 주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

육체가 원하는 대로, 제 마음대로 살지 말고. 세미한 성령의 인도하심도 놓치지 않고, 따라 살 수 있도록 성령으로 충만해야 한다. 그리고 은혜를 받으려면 주께 전적으로 나를 위탁해야 한다. 주께 나를 전폭적으로 드릴 때 성령님이 내게 충만하게 임하신다.

우리 하나님은 내게서 제거해야 될 것은 없애주시는 분이시다. 그러나 십자가처럼 지고 가는 것이 내게 유익한 것이면 제거하는 대신 짊어질 능력을 주신다.

하나님의 능력은 오늘도 죽은 것과 죽을 것을 다시 살리신다. 죽은 바다를 살아있는 바다로 바꾸어 놓으시듯이, 하나님께서 가능케 하신다. 전혀 소망 없어 보이는 중에도 하나님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신다. 이 소망의 하나님이 오늘도 미래를 위해 환상을 주시므로 우리는 에스겔처럼 결코 절망할 수가 없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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