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병 환 FC

얼마 전 이세돌 구단과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이 대결은 결국 알파고의 4:1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이로 인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인공지능 컴퓨터의 놀라운 능력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이 때 집중 조명을 받은 것 중 하나가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자문 전문가의 합성어로 사람이 아닌 로봇이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서비스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금융시장이 발생한 이후로 지금까지 있었던 대부분의 정보(빅데이터)를 컴퓨터에 담아 24시간 정보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금융시장에 대해 예측하여 자산을 운용합니다. 최근에 있었던 사건으로 로보어드바이저의 운용 방식을 설명 드리겠습니다.

최근 영국이 유로존을 벗어난 브렉시트 찬반투표가 있었을 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브렉시트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들은 일제히 브렉시트가 높은 확률로 일어난다고 예측하고 폭락이 예상되는 주식의 매도를 권유했습니다. 기존의 투자 전문가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심리가 있는 반면, 로봇은 아무런 감정 없이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예측한 것입니다. 이후 실제로 브렉시트 찬성으로 결정되면서 주식시장에 머물러 있던 사람들은 하루만에 15% 이상 폭락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의 투자 권유를 따른 포트폴리오는 채권으로 미리 자금을 옮겼기 때문에 오히려 더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사라질 직업으로 펀드매니저를 손꼽고 있습니다. 사람은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시장 상황을 예측하는데 로봇만큼 효율적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은행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중 성과가 가장 좋았던 상품은 로보어드바이저였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3개월 수익률 2.05%를 기록한 반면, 34개 모델포트폴리오의 평균 수익률은 0.37%에 그쳤습니다. 사람이 관리한 것보다 로봇이 관리한 자산이 5배 이상 높은 수익을 거둔 것입니다.

특히 모 생명보험사가 국내 최초로 연금자산 관리에 도입한 로보어드바이저 자산운용은 한 달 만에 1.44%(연 환산 수익률 17.28%)의 수익을 거둬 4개월 먼저 투입된 자산운용사의 수익률을 따라잡았습니다. 이로 인해 투자금도 타 운용사가 4개월 동안 모집한 금액을 뛰어넘을 정도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최초로 도입한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더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2015년 말 현재 190억 달러(약 21조원) 수준인 관리자산 규모가 2020년에는 4,50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확률 높은 예측 능력과 더불어 관리 비용의 절감에 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대형 금융회사에서 자문을 받으려면 1년에 최소 1% 이상의 수수료를 내야하는 반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의 평균수수료는 0.5% 수준으로 낮습니다. 이는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면서 인건비가 크게 절감됐기 때문입니다. 더 낮은 비용으로 더 큰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로보어드바이저로 자본이 집중되고 있는 것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사들에게는 큰 위기이지만 고객에게는 큰 기회입니다.

재무설계사·문의 010-7173-7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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