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4살된 아이가 또 엄마에 의해서 죽임을 당했다. 그것도 보육원서 귀가한지 얼마 안되서 엄마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데 안타까움을 더해 주고 있다.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엄마의 사랑은 무조건적인 아가페 사랑이라고 했는데, 왜 엄마에 의해서 아이가 죽임을 당해야 했는가(?) 국민 모두는 의아해 하면서도, 공분에 휩싸여 있다.

사건은 20대 엄마가 보육원에서 잘 생활하고 있는 딸을 자신이 직접 키우겠다며, 굳이 집으로 데려와 10일째 되는 날부터 학대를 시작했다. 엄마로서 아이를 직접 키우겠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학대할 것이면, 왜 아이를 데려왔는가(?)에 방점이 찍힌다. 그렇지 않아도 이 땅의 많은 아이들이 꽃도 피워보지 못한 채, 부모에 의해 살해당하고, 죽임을 당했다. 그것은 그만큼 우리가정이 사악해 졌다는 것이며, 가정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아이를 맡아 키우던 인천의 모 보육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 여아는 2012년도에 태어나 부모가 이혼한 이후, 아버지와 할머니 밑에서 컸다. 할머니가 갑자기 아프면서, 올 4월 이 보육원에 맡겨졌다고 한다. 보육원의 생활은 어느 친구보다도 잘 적응하고, 인사도 잘해 늘 생활지도 선생님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문제는 이 아이가 보육원 생활에 잘 적응할 때쯤 7월 초 엄마가 찾아 왔다. 아이는 엄마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누가 보아도 엄마와 아이의 상봉은 감동적이었다. 엄마는 보육원 수녀선생님에게 그동안 잘 키워줘서 감사하다는 인사까지 했다. 그것도 몇 번에 걸친 감사의 인사였다.

집에 돌아온 아이는 10일째 되던 날부터 이틀에 한 번꼴로 엄마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보육원 수녀의 앞에서 보이던 자애로운 엄마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엄마는 한마디로 폭군으로 변해버렸다. 신문지에 테이프를 감은 몽둥이와 철재 옷걸이로 아이를 인정사정없이 때렸다. 사랑해야 할 엄마, 사랑받아야 할 엄마가 폭군이 되어 있었다. 매를 맞은 원인은 주로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과 인사를 안는다는 것이었다.

이 땅의 모든 엄마들이 아이를 키워 봤지만, 4살난 자녀가 말을 듣는 것을 보았던가. 4살된 아이가 인사를 잘 하던가. 이 폭군 엄마는 엄마로서의 자격을 이미 상실해 있었다. 부모의 소양과 성격을 살피지도 않고, 아이를 엄마에게 보낸 보육원의 실수도 지적하고 싶다.

불볕더위가 한창인 지난달 29일 아이는 함께 사는 엄마의 직장동료 아줌마와 그의 남자친구인 이름 모를 아저씨와 함께 강원도 속초로 여행을 떠났다. 마지막 여행이 될 줄 아이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여행을 갔다 와서도 오줌을 참았다는 이유로 벽을 보고 40분 동안 서 있어야만 했다. 그 40분은 한마디로 지긋지긋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고함치는 폭군엄마가 얼마나 무서웠겠는가.

아이는 이날부터 아무것도 먹지를 못했다. 소변을 참았다는 이유 때문에 밥을 먹지 못한 아이에게 롯데리아 햄버거 세트가 목을 넘어갔을 리 만무하다. 허겁지겁 햄버거를 먹었지만, 아이는 화장실에서 쓰러져 최후를 맞이했다. 쓰러진 아이에게 꾀병이라며, 머리채를 흔들어대는 것도 모자라 배와 엉덩이를 발로 찾다. 119구급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아이가 죽임을 당한 후였다.

병원 응급실로 가는 아이를 보면서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비정한 엄마, 이 비정한 엄마에 의해서 아이는 살해를 당했다.

아이는 비정한 엄마, 부족한 엄마를 만나 꽃도 피워보지 못한 채, 누구한테 사랑한번 받아보지 못 한 채, 짧은 생을 마감했다. 차라 보육원에 그대로 놔두었으면, 이 같은 참변은 당하지 않았을 텐데… 아이를 키우고, 손자를 둔 할머니로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한마디로 안타깝다.

굿-패밀리 대표/ 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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