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신 목사

오늘 한국교회에 맡겨진 중대한 소명은 바로 민족의 평화통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를 비롯한 동남아 전역에 신냉전의 기류가 흐르고 전쟁의 위험이 높아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한국교회는 주변국과 더불어 살아가는 평화를 소리 높여 외쳐야 한다.

이와 함께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민족의 화해를 위해서도 전심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민족분단의 아픔을 복음으로 치유하고 평화통일을 향한 선도적 역할을 감당할 책임이 한국교회에 주어져 있는 것이다.
우리의 신앙 선배들은 끊임없이 ‘남북이 하나되게 하소서’ ‘민족이 평화롭게 통일되게 하소서’라는 기도를 드렸다. 그럼에도 한국교회는 평화통일을 향한 기도를 멈추어서는 안 된다. 독일이 통일되기 10여년 전부터 이미 동독지역 라이프찌히 니콜라이 교회는 통일을 위한 기도회를 가져왔다는 사실을 상기해 볼 때 한국교회 전체가 평화통일을 향한 기도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를 실천해 나가기 위해서는 한국교회의 각 단체들이 갈등과 분열을 딛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 우리 자신도 서로 하나되지를 못하면서 민족의 통일을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바른 태도가 아닐 것이다. 우리 모두가 먼저 하나가 되어 남북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야 할 것이다.

또한 3만여 명에 달하는 탈북민들에 대한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 탈북민들이 남한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 한국교회가 통일 이후 북한지역에 교회를 세우고 선교할 계획을 세우기 전에 현재 탈북민들의 사회부적응과 실망감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탈북민들이 꿈을 가지고 기대하여 목숨을 걸고 찾아왔던 한국사회가 와 보니 타락하고 사기꾼이 많고 살기가 매우 힘든 곳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된다면 이것은 단순히 부적응의 문제가 아니고 평화통일을 지연시키는 결정적 원인이 될 수 있다.

북한주민들이 남한사회를 동경하고 평화통일을 고대하도록 한국교회가 이 땅에 와 있는 탈북민들에게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도록 다양하게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통일 이후 북한지역 선교를 전략적으로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초교파적으로 북한지역 선교네트워크를 구성하여 무질서하고 경쟁적인 교파별 선교를 예방하고 바람직한 복음전도의 협력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통일을 위한 기도운동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기금 조성에 한국교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 오늘 사회에서 주도하고 있는 통일 펀드 참여로는 부족하다. 통일은 말만으로 되지 않는다. 또한 통일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한국교회가 하나되어 네트워크망을 구성하고, 통일기금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한국교회가 정부나 사회단체보다 먼저 통일실현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솔선수범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국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민족통일을 향한 한 알의 밀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예장 통합피어선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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