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일본 식민지 압박에서 벗어나 해방을 맞은 지 71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는 일제 36년의 치욕스러운 날들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모두가 자신에게 자문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치욕의 36년의 세월을 잊은 오늘 대한민국의 거리는 일본자동차들로 넘쳐나고, 국산차들을 타고 다니는 애국자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거리를 질주하고 있다. 여기에다 무역적자가 20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안타까운 현실 앞에 할 말을 잊었다.

이것은 분명 대한민국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임에 틀림없다. 일본차를 구입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가(?) 36년의 피압박 민족의 고난 자체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이들에게는 배아리도 없다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징용, 노무자, 학도병, 정신대로 끌려가는 남편과 아들, 그리고 딸들을 보고 애통해 하는 어머니의 고난을 한번쯤 생각했다면, 최소한 일본차를 타고 거리를 질주하며, 국산 자동차를 타는 애국자들을 우롱하지 않았을 것이다. 영미문화에 길들여지고,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몰각한 대한민국 국민의 모습에서 당연한 것이다. 그것은 기독교문화가 서양문화의 전부인냥 착각하는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한국교회가 광복 71년을 맞았어도, 한반도를 분단시킨 세계의 죄악에 대해서 침묵하며, 민족의 염원인 평화적인 민족통일에 대해 답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만약 대한민국 국민이 일제 36년의 만행을 알고 있다면, 고위공무원들의 입에서 한국인을 비하하고, 일본을 찬양하는 목소리는 터져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교육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부 관계자의 입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개와 돼지에 비유하고, 모단체의 원장이 천황폐하 만세삼창을 부르고, 국무총리 지명자가 일제 36년을 ‘하나님의 뜻’으로 치부하고, 백주 대낮에 서울의 한복판에서 천황의 생일잔치와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가 열리는 상황에서, 일본차가 거리를 질주하는 것을 누가 말리겠는가.

여기에다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은 치욕스럽고, 기억하기도 실은 일제 36년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한 인사 구명운동까지 벌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도대체 한국교회가 역사의식과 민족의식을 몰각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본국가주의에 쉽게 굴복하고, 신사참배에 적극 참여, 배교행위를 서슴지 않은 한국교회에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 아닌가 싶다.

분명 한국교회는 영미선교사들에 의해 지배자의 이데올로기 신학과 식민지신학이 참 복음으로 받아들여졌고, 성장했다. 대신 영미선교사들은 조선의 백성들에게 ‘회개하고 천당가라’, ‘구원’, ‘축복’, ‘영성’ 등의 추상적인 싸구려 복음을 전파했다는 사실에 대해 무엇으로 변명하겠는가. 한마디로 선교사들에 의해서 받아들여진 추상적인 복음은 세계의 죄악을 증언하지 못하고, 한민족의 문화와 역사를 몰각시키게 했다. 영미선교사들이 민족의식을 매장시켜 버렸다.

그리고 정교분리를 내세워 기독교인들의 독립운동과 민족의식 고취를 철저하게 막았다. 이런 가운데서도 세계의 죄악과 하나님의 의의 성취를 깨달은 이 땅의 민족운동가와 어머니, 농업농민, 노동자, 학생들은, 민족의 해방을 위한 독립운동의 중요성을 각성했다. 이들이 3.1만세운동의 중심에 있었다는 사실에서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한국교회는 아리랑고개를 넘는 남편과 아들, 그리고 딸들을 보며, 가슴 아파했던 이 땅의 어머니들에게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남편과 아들, 그리고 딸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어떠한 형태가 되었던 기도했다. 이들은 민족의 자유가 무엇인지를 알았다. 이들은 일본에 땅을 빼앗기고 자유를 상실한 민족의 희생자였다. 일본군에 몸과 청춘을 빼앗기고 찢기던 정신대도 민족의 어머니였다. 당시 23만명이 정신대로 끌려갔다. 그 중 90%이상이 생환하지 못했다. 나머지는 필리핀, 버마, 태국, 월남, 수마트라, 오키나와 등 어느 섬, 혹은 마을에서 사망했거나, 쓸쓸히 숨죽여 살다가고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일본자동차가 이 땅의 거리에서 질주하도록 그냥 놔 둘 수가 있겠는가. 영화 <귀향>에서 증명하고 있듯이 귀향한 정신대 할머니가 교회를 찾지 않고, ‘만신’을 찾아 자신의 한을 풀어 줄 것을 요청한 것도, 교회가 지배자의 세력, 식민지세력에 길들여져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이 땅의 기독교인들은 모두 자신에게 자문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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