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 종 문 목사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올림픽이 마무리됐다. 한국을 강타한 폭염보다 더 뜨거웠던 지구촌 모든 선수들의 열정과 올림픽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특히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를 수확하며 다소 아쉽지만 선전한 대한민국 선수들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메달을 떠나 지구촌의 모든 나라가 스포츠를 통해 화합과 평화를 노래하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모습은 흥미로운 볼거리와 함께 잊을 수 없는 감동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냈다.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다. 펜싱 남자 개인 에페 결승전에서 기적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건 박상영 선수다. 박 선수는 결승전에서 스위스 선수에게 14대 10으로 지고 있었다. 단 한 점이면 스위스 선수의 승리가 확정되는 상황. 박 선수를 응원하던 사람들은 모두가 절망적이라며 그가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주어진 잠깐의 휴식시간. TV 화면에 비친 박 선수는 무엇인가 중얼거리고 있었다. 주문처럼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어진 경기. 기적은 그 때 일어났다. 박 선수는 잇따라 5점을 따내며 두 손을 번쩍 들고 포효했다. 도저히 뒤집기 어려운 펜싱 경기에서의 4점차를 뒤집고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모두가 절망하고 포기한 순간에도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짧은 휴식시간에 중얼거린 “할 수 있다”는 주문은 쉽게 절망하고 포기하는 우리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과 함께 묵직한 교훈을 줬다.

우리는 삶 속에서 어려움에 닥칠 때마다 쉽게 절망하고 포기해버리기 일쑤다. ‘이제는 틀렸다고’, ‘이젠 끝났다’고 주저앉아 버리기 일쑤다. 그러나 박상영 선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어쩌면 기적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것이리라.

오늘날 한국교회는 온갖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마이너스성장의 늪에서 허우적거린 지 이미 오래됐으며, 사회로부터 온갖 질타를 받고 있다. 물질만능주의 풍조에 젖어 들어 교회의 재정을 둘러싼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많은 목회자들이 자녀나 사위에게 교회를 세습하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교회의 이미지가 실추되어 더 이상 복음전도를 하기가 어렵다고 절망하는 사람들을 흔히 접하게 됐다.

그러나 박상영 선수의 경기 모습을 보면서 한국교회가 다시 한 번 각오를 새롭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독교의 이미지가 추락하고 사회적인 불신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저 않아 포기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아직 한국교회 안에는 부패하지 않은 목회자와 교인들이 무수히 많다. “할 수 있다”는 희망의 주문을 읊조리면서 끊임없이 우리 자신을 뒤돌아보고, 복음전도의 사명에 매진해 나갈 때 기적처럼 한국교회는 다시 한 번 우뚝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나라와 민족의 앞날을 선도하는 예언자적인 사명을 충실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예장 통합피어선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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