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 용 화 목사

한국교회의 모든 이목이 집중되는 장로교 9월 정기총회 기간이 다가왔다. 지난해 각 교단이 100회 총회로 분주했다면, 올해는 새로운 100년을 향한 첫 발을 내딛는 총회로 감회가 새롭다. 바라옵건대 모든 장로교단 총회가 은혜로운 성총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1이라는 숫자가 주는 의미는 다양하다. 최초라는 의미부터 최고라는 의미까지 부정적인 의미보다 긍정적인 의미가 많다. 1은 설레면서 기대되는 숫자다. 그만큼 1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그런 의미에서 장로교 101회 총회에 거는 기대도 크다. 지난 100회까지 앞만 보고 쉼 없이 달려왔다면, 101회는 새로운 100년을 향한 출발선이다. 과거의 낡은 유물을 벗어버리고, 새롭게 더해진 1이라는 숫자가 무색하지 않도록 정말 새로운 총회가 되길 바란다.

먼저 무늬만 총회가 아닌 진심으로 교단과 산하 교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통로가 되길 소망한다. 그동안 교단 총회는 몇몇 정치적인 목사들의 경연장(?)으로 인식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소위 말빨(?)좀 되는 목회자나 장로들이 나서서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내고, 역시 이에 반대하는 측에서 말빨 좀 된다는 자들이 방어전을 치르는 것이 대다수였다. 아니면 교단 내부적으로 내로라하는 세력이 자신들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 다수의 언로를 막는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이번 총회에서는 달라질 것을 믿는다. 누구나 토론할 수 있고, 누구나 궁금한 것에 대해 물을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

올해 총회에서는 산재된 안건을 충실히 처리하는 모습을 보이길 소망한다. 사실 장로교 100회 총회를 지내오면서 해마다 문제로 지적되어 온 것이 바로, 안건처리의 미진함이었다. 각 지방회에서 청원한 안건을 수도 없는데, 몇몇 안건에만 너무 목을 매어 결국에는 다음 회기로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아니면 일부러 민감한 사안인 경우에 이를 처리해야할 당사자들이 은근슬쩍 다음회기 관계자들에게 떠넘기는 일도 비일비재 했다. 이러다보니 제대로 된 안건이 처리된 것보다 그렇지 않은 것이 많았다. 따라서 올해에는 모든 안건을 처리하겠다는 각오로 임하기를 바란다. 1년 중 4~5일 집중해서 일을 처리하면 될 것을, 이마저도 ‘나 몰라라’ 하는 것은 교단을 위해서도, 노회를 위해서도 득이 될 것이 없어 보인다. 어떻게든 총대들이 자리에 진득하게 앉아 한 건의 청원도 놓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특히 올해 장로교 총회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 문제를 비롯해 이단사이비와 관련된 문제 등이 다뤄지기 때문이다. 장자교단이라고 자처하는 교단들이 그 중심에 있는 듯 하다. 안타까운 것은 아직 총회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공론화가 심하다는 것이다. 몇몇 교단은 벌써부터 내부 분열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물론 이단문제가 얽혀 쉽지는 않겠지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이를 통해 한국교회가 또다시 분열과 갈등의 굴레에 빠져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통합을 위한 또다른 분열은 결국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

단순히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연합기관의 통합을 바라는 것과 이단문제를 끄집고 들어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것은 진심으로 통합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니다. 오히려 한국교회를 거대한 화마에 빠트리는 일을 자초할 수 있다. 때문에 올해 총회에서 총대들은 예수 안에서 하나가 되는 길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모두에게 유익한 선택을 하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모두가 바라는 통합의 모양새이다.

마지막으로 점점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금권선거의 유혹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세상도 ‘김영란법’으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스스로 공명정대한 선거에 나서야 한다. 그 어떠한 제약도 규정이 없어도 하나님이 지켜보시고 계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깨끗한 선거에 나서야 한다. 9월 장로교 101총회가 다시 한 번 역사에 남는 총회로 기억되기를 소망한다.
 
천안성문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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