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지난 18일 종영된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 마지막회에서는 남규만(남궁민 분)이 교도소에서 아버지 남일호(한진희 분)를 만났다.

남규만은 아버지에게 “저 여기서 좀 꺼내주세요 너무 힘들어요"라고 했지만 남일호는 "너 하나 때문에 우리 그룹이 무너졌다"며 냉정하게 말했다. 이어 "다시 나가 그룹을 일으킬께요 아들보다 돈이 중요하세요?"라는 아들의 질문에 남일호는 "이제 넌 내자식이 아니야. 내 평생 이것만은 틀림없이 안다. 사람은 쓰임을 당하며 버려야한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렇게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지난달 27일 성남의 한 식당에서 발생했다. 사랑해서 낳은 아이를 부부간에 금이 갔다고 해서 부모이기를 거부한 철없는 이 비정한 부모의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안방에 전달됐다. 국민들은 또 한번 공분에 휩쌓였다.

이들은 10대 후반에 만나 아이를 낳고 살았다. 경찰이 부부를 찾아서 연락을 했더니 “내 아이가 아니다”며,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텔레비전에 비친 아버지는 식대를 지불하고 밖으로 나가 자신이 끌고 온 차에 올라타고 가버렸다. 안쪽에 있던 엄마는 창 넘어로 남편이 가는 것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엄마도 아이들만 놔 두고 사라져 버렸다. 남겨진 아이 둘은 울고 불며, 그래도 엄마와 아빠를 불렀다. 부모가 한참 지나도 오지 않는 것을 본 손님들은 식당주인에게 부모를 찾아보라고 했다. 찾아도 매정한 부모는 없었다. 결국 식당주인은 경찰에 신고했다.

5살된 아이는 어린이집 전화번호를 알고 있었다. 어린이집에 전화해서 부모의 전화를 알아냈고, CCTV를 분석한 결과, 차량번호를 알아낼 수 있었다. 그래서 경찰은 아빠한테 전화를 했다. 아빠라는 사람은 아이를 아내한테 맡기고 왔다고 했고, 아내되는 사람한테 전화를 했더니 나는 다른 사람이라고 했다.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뗀 것이다.

밝혀질 것을 뻔히 알면서, 부부는 거짓말을 했다. 5살난 아이와 2살난 아이는 엄마와 아빠의 싸움판에서 희생을 당해야만 하는 것인지. 어린아이들이 부모싸움에 이용된 것이다. 앞으로 이 두형제의 성장과정이 걱정스럽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또한 어린이가 보육교사의 화풀이로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텔레비전을 통해 안방에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 지난 5일 거제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아동 2명에게 접착용 테이프로 손발을 묶는 방식으로 학대했다. 지난달 4일에는 경기도 남양주시 한 어린이집에서 4명의 아이가 예리한 물체에 찔린 흔적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강원도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4명의 아이에게 폭행을 가하는 장면이 그대로 보도됐다. 

여기에 화가 난 부모들은 ‘선생님이 무서워요’, ‘교육자의 양심은 어디로’란 글귀가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부모의 시위로 아이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겠는가? 인간의 욕망과 탐욕 때문에 우리들의 아이은 이렇게 희생을 당하고 있다.

이렇게 부모와 보육교사에 의한 학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보육교사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물론, 보육교사에 대한 자질논란도 일고 있다.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의 안전지대는 그 어디에도 없다.

정부는 어린이집 등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보육교사 선발 법적 결격사유’의 기준을 강화했다. 그리고 보육교사에 대해 영육아보육법 시행령을 강화하고,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인성교육 실시 등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보육교사에 의한 아동학대가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것은 분명 보육교사 인성교육의 부재에서 오는 결과이다. 일부 잘못된 보육교사 때문에 전체 어린이 교육을 담당하는 보육교사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 땅의 모든 어린이는 보육교사 아니 부모라 할지라도 아동을 학대할 권리가 없다. 그것은 성서가 말하고 있는 대로 하나님나라가 이들의 것이며,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피조물이기 때문이다. 
/굿-패밀리 대표, 개신대 상담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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