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협 비상시국대책회의는 4번째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 비상시국대책회의(상임의장 김상근 목사)는 지난 10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4번째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남과 북을 공멸로 몰아넣을 전쟁 유혹을 뿌리치고 평화공존을 추구하라”고 촉구했다.

교회협은 “현재의 남북 관계를 둘러싼 여러 가지 조건과 정황들이 예사롭지 못함을 깊이 우려한다”면서 “정부는 ‘전쟁 발생의 위협’을 빙자하여 한반도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정치인은 ‘핵 보유’를 거론하고 있다. 대통령은 북한 주민의 월남을 충동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그분의 통일정책이 흡수통일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의 이러한 극단적인 발언을 북 당국이 어떻게 받아드릴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대화와 협상은커녕 전쟁 임박의 위험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남북 간의 긴장과 대결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회협은 또 “대통령은 대북 압박, 제재, 봉쇄가 아닌 대화와 협력, 신뢰 회복의 방향으로 조속히 정책을 전환하라”면서 “5.24 조치 이후 최근의 개성공단 폐쇄에 이르는 일련의 조치들과, 대북한 강경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이에 맞서 핵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북한의 상황 앞에서 민족 자주의 원칙으로 통일 협상과 논의의 테이블을 만들어 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대통령은 미국의 대북한 적대 정책과 주변 강대국의 정치적 입장에 종속되지 말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큰 물꼬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남과 북이 다시, 직접 만나야 한다. 평화를 갈망하는 민의를 겸허히 수렴하여 정상회담에 나서시라. 이것이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통일을 이뤄가는 바른 걸음이다”라고 주장했다.

교회협은 또 “북한 수해 주민을 지체하지 말고 도와야 한다”면서 “최근 북한 두만강 일대의 60년만의 수해에 대해 국제연합 산하기관과 국제 적십자 등이 원조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한 민족이고 일가친척인 우리가 구경만하는 것은 사람다움을 스스로 버리는 것이다. 실질적인 수해 복구와 한파 대비를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의 길을 과감하게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협은 이어 “전쟁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감시와 위협, 군사력 우위와 억지력 확보라는 적대적 군사 작전 경쟁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계속적인 군비 지출 증가와 확대, 심지어 ‘핵 보유’라는 위험한 발상을 당장 버려야 한다”면서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드는 것’을 우리 모두의 희망이 되게 해야 한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 칼을 빼어 드는 일이 없어 다시는 군사를 훈련하지 아니하게 되는 것’이 인류의 이상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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