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신 목사

우리 사회는 갈수록 흉악해 지고 약자의 인권 유린 문제가 더욱 심각해져 가고 있다. 특히 자신의 몸조차 지켜내기 어려운 장애인들에 대한 성폭력이나 비정규직의 노동자들의 차별대우 등 갈수록 보호받지 못한 약자들의 인권 문제는 간과할 수 없는 사회문제이다. 그러나 언제부터 한국교회는 이러한 사회 문제에 대해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거나 관여를 한다 해도 지극히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따라서 사회구원의 소명을 가진 한국교회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과거 군사 독재와 산업화 시절 한국교회는 노동자 권익 보호와 약자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민주화 운동을 위해 여러 목회자들 뿐 아니라 많은 교회들이 군사 독재 정권으로부터 심한 탄압을 받았다. 그래도 이에 굴하지 않고 한국교회는 수많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순교적 사명을 마다하지 않고 사회정의를 위해 앞장을 서왔다. 이 점이 바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를 쌓게 해주었고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한국교회는 바로 이러한 사회문제에서 멀어져 교회 지도자들은 돈과 명예를 탐하고 있고 교회들은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기보다 예배당을 키우기에만 급급해 하고 있다. 이런 사이 우리 사회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따라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약자들의 고통은 더욱 심각하게 수렁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의 노동자들의 차별은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내버려 둘 수 없는 심각한 사회 문제이다.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다른 노동자들과 똑같이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급여를 반밖에 받지 못할 뿐 아니라 항상 고용불안에 떨며 살아야 하는 처지에 몰려 있다. 기업의 모든 이익은 경영자들과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돌아가고 정작 피땀 흘려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가혹한 해고 아니면 노동 착취뿐이다. 많은 약자들이 생활고에 시달려 자살을 하고 가족이 해체되는 아픔을 겪어도 이를 외면하고 있는 한국교회는 복음을 버리고 교회이길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연합단체건 교단이건 교회건 한낱 이익단체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은 사회정의를 실현하고 약자를 감싸기보다 권력에 편승하고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에 함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회가 복음전도를 외쳐도 아무도 귀를 기울 리가 만무하다. 알다시피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들은 더욱 가난해지는 부의 양극화는 약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권력의 힘을 등에 업고 사회에 기여하기보다 이익만을 추구하는 탐욕만 갖고 있다. 가난의 대물림이 이미 고정되고 있는 마당에 대교회 목회자들은 교회를 자식에게 물려주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사회 정의와 교회발전을 위한 공공 복음사업은 뒷전이다.

하나님의 정의를 위한 교회의 역할은 선택이 아니라 복음선교를 위한 책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불의를 외면하고 목회자 개인과 내 교회의 확장에만 관심을 둔다면 이것이 곧 불의에 동조하는 죄를 짓는 일이다. 지금이라도 한국교회가 물질만능주의에서 벗어나 하루 빨리 회개하고 하나님의 정의를 회복하는 복음선교 사업에 집중해야 할 때다.

예장 통합피어선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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