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원 목사

교인 3명 중 1명이 교회를 떠날 의향이 있다는 리서치 조사 결과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렇지 않아도 마이너스 성장만 지속하고 있는 한국교회를 향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이러한 조사 결과를 보니 더욱 가슴이 아프다. 결국 현재 교인들의 3분의 1이 언젠가는 교회를 떠날 수 있다는 결과가 아닌가. 그동안 우려만 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난 셈이다. 이제는 정말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하지 않을 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이 왜 교회를 떠나려고 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이들의 리서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이 교회를 떠나려는 이유는 ‘교육/훈련 부족’(11.5%), ‘예배의 문제’(11.1%), ‘지나친 전도 강요’(10.9%), ‘거리가 멀어서’(10.8%), ‘목회자의 문제’(10.8%) 등으로 나타났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그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어찌됐든 한국교회가 떠나는 교인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이러한 이유들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중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 바로 ‘지나친 전도 강요’와 ‘목회자의 문제’다. 사실 한국교회가 이처럼 성장한 데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전도와 뛰어난 목회자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몇 목회자들은 교인들을 구름 떼처럼 몰고 다녔고, 이는 곧 그 교회의 부흥과 직결됐다. 그렇게 도시와 시골을 할 것 없이 한국교회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부흥의 시기를 맞았었다. 그러나 현재 한국교회의 모습은 중세 유럽교회의 전철을 밟고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1년 앞둔 시점에 부끄러운 자화상을 감추지 못할 정도다.

주의 종이 세상 사람들보다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범죄를 저지르고 있으며, 화합과 일치의 본을 보여야할 교회는 분열과 갈등의 온상이 되어 버렸다. 권력과 재물에 눈이 멀어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섬김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가장 높은 자리에서 왕처럼 군림하고 있다. 결국 교인들은 견디지 못하고, 다른 교회로, 혹은 다른 종교로 튕겨져 나가버리는 것이다.

때문에 한국교회가 떠나는 교인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목회자가 스스로 회개와 각성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 세상의 권력과 재물의 탐욕에 빠지지 말고, 오직 주의 종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자신이 가장 높은 자리에서 명령을 하지 말고,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교인들을 하나하나 섬겨야 한다.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들의 아픔에 함께 아파야 하며, 손을 잡아줘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 땅의 목회자들이 갖춰야할 가장 기본적인 자질이다.

앞으로는 ‘교인 3명 중 1명이 교회를 떠날 의향이 있다’는 것이 아닌 ‘국민 3명 중 1명은 교회를 다니고 싶다’는 리서치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변화가 되길 소망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목회자들이 그 선봉에 서서 스스로를 내려놓고, 섬김과 나눔을 실천에 옮기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기독교국제선교협회 회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