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님이 탄생하신 복된 성탄절에 주님의 은혜와 축복이 충만하시기를 기도드린다. 하나님께서 죄 많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인간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다. 세상에서도 가장 낮고 초라한 유대 땅 베들레헴의 초라한 말구유에 탄생하신 예수님은 오늘 우리에게 너희가 있을 곳은 세상에서 가장 낮고 천한 곳이라고 말씀하신다.

성탄절의 의미는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 그 자체에 있다. 아기 예수께서 나심으로 이 땅에 평화와 공의가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탄생 그 자체가 이 땅에 사는 모든 인류 모든 종족에게 하나님이 내리신 최고의 선물인 것이다.

예전에는 성탄절에 거리마다 사람들로 북적이고 상점에서 울려퍼지는 캐럴을 들으며 크리스마스 시즌이 왔음을 실감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성탄절은 주말마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시위 인파로 인해 마음껏 축하하고 즐거워 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미국은 이미 종교에 대한 차별을 의식해 “메리 크리스마스”가 아닌 “해피 홀리데이”로 인사를 나눈지 오래 되었다. 기독교 국가로 알고 있던 미국에서 성탄절이 더 이상 기독교 축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구 저편 이집트 카이로의 한 콥트교회에서는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교인 25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했다. 피해자는 주로 성인 여성과 어린이였다. 2011년에도 같은 곳에서 20여 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치는 테러가 발생했었다. 이 테러는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이 오늘 주님이 오신 이 세상의 모습이다. 주님이 탄생하신 이 세상에는 불의와 불법이 판을 치고 기아와 질병, 테러와 전쟁, 반인륜적 범죄, 경제적 불평등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인류의 희망과 구원을 선포하신 예수님의 탄생이 부자들의 놀이문화로 전락하고 그 그늘에서 들리는 절규에는 귀를 막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집트 콥트교회는 잇따른 테러에도 가해자에게 보복하지 않았다. 콥트교회 주교는 교인들 앞에서 “우리가 저들을 용서하지 못한다면 주님 앞에서 우리가 용서를 받기 어려울 것이고 말했다. 콥트교회는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 5:44)와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 12:21)는 말씀을 이 땅에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증오는 인간의 본성이다. 주님이 오신 세상에 여전히 증오 범죄가 끊이지 않는 것은 인간이 스스로의 죄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증거한다. 하지만 용서는 하나님의 사인(sign)이다. 우리의 심장은 피 흘리고 우리의 눈물은 멈추지 않지만, 우리는 우리의 십자가를 지고 용서를 해야 한다. 그것이 주님이 이 땅에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이유이다.

하나님은 당신의 모든 것을 비워가며 나를 선택하셨다. 예수님은 당신의 목숨을 비워 나를 살리셨다. 우리는 더 많은 재물과 권력과 명예를 위해 목숨을 걸지만 주님은 당신의 모든 것을 비우고 내려놓고 마지막에는 목숨을 버려 나를 살리셨다. 이것이 자기를 비워 가난하게 되며, 가진 것을 나눠 구제에 힘쓰고, 겸손하게 이웃을 섬기는 것이 성탄절의 참된 의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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