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새해가 밝았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심정은 언제나 희망과 기대에 부풀게 된다. 요즘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과 염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소망을 가지고 살아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이전 것 즉,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더 이상 지나간 일들에 대하여 얽매이거나 후회하고 시달릴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에 잘못한 일들을 되풀이해서도 안 된다. 대신 잘못을 뉘우치고 개선하려고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의 회복을 경험하고 부활의 능력에 참여한 새로운 피조물들은 그리스도의 사신으로서 세상에 나가 화해의 사명을 수행해야 한다.
 
지난해 말에 발표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 결과’ 중 ‘종교 부분’ 통계에서 처음으로 기독교가 불교를 누르고 종교인 수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기독교 내에서 조차 교인 수가 현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 왔다. 모두의 예상을 깬 통계 조사 결과에 어리둥절하고 있는 사이에 여러 단체들이 예상 밖 결과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내놨다.

우선 인구센서스 통계 집계 방법에 오류가 이었다는 지적이 눈에 띤다. 불교의 경우 일 년에 한 번도 절에 가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기독교인은 교회에 나가는 기회가 빈번하다는 점과 기독교인 수에 일부 천주교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제기 되었다. 그러나 통계조사 상에 숫자가 증가했다 하더라도 실제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 수는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교인 수의 감소는 해마다 총회에 보고하는 주요 교단의 교세보고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도 통계가 거꾸로 결과가 나왔다면 이는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소위 ‘가나안’ 교인의 증가와 이단사이비 집단에 출석하는 신자 수의 증가를 절대로 간과할 수 없다.

한국교회가 종교인 수 1위를 기독교의 부흥 성장으로 여기고 대놓고 좋아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한국교회가 보여주고 있는 위태위태한 비윤리적 고발이나 정치적 행태들은 언제든 폭탄과 같이 우리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사회가 이토록 불의와 불법에 쌓여 있는데 가장 많은 수를 점유하는 한국기독교가 과연 무엇을 했느냐 하는 사회적 책임감에 따른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2017년 올 한해는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할 것으로 예측된다.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에 이은 대통령의 탄핵과 헌재의 결정, 조기대선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사회적 변혁이 몰고 올 파장에서 한국교회도 그리스도인들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문제는 이러한 때에 한국교회가 나라와 민족 앞에서 바로 서서 사도적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불의와 불법의 모양을 걷어낸다고 악의 뿌리까지 뽑히는 건 아니다. 한국교회가 다시 사회 앞에 소망의 아이콘이 될 수 있느냐는 불의에 눈감고 기생해 온 악의 굴레에서 벗어나 그 뿌리를 뽑아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이전 것은 지나갔으나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는 화해의 메시지는 덩치만 커지고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한국교회에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자발적 회개와 갱신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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