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교회 내 맘대로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 얼마 전 교계 행사에 갔다가 다른 목회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고 화들짝 놀랐다. ‘내 교회라니...허허 참’ 속으로는 혀를 끌끌 찼지만 일면식도 없는 그 목사들에게 훈계를 하지는 못했다. 사실 많은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이들 목회자들과 대동소이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 교회를 자신의 소유물로 인식하는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것이고 누구의 소유도 아닌데 교만과 독선에 사로잡혀 교회가 마치 자신의 것인 냥 착각하는 것이다.

이 같은 목회자들의 인식은 자연스럽게 ‘개교회주의’라는 병폐를 만들어냈다. 주변 교회는 죽어가던 말던 자기 교회가 잘 되면 된다는 지극히 이기적인 발상이다. 최근 들어 교회 세습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교회 세습 또한 교회가 목회자의 소유라는 잘못된 인식에서 나온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내 교회를 내 맘대로 하는데 남인 너희들이 무슨 참견이냐”는 식의 논리가 목회자는 물론 교인들에게까지 깊이 새겨져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런 소유의 개념이 교회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한 교회 안팎에서 끊임없는 충돌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교회 밖에서는 교회란 ‘모두의 것’이지 ‘교인들의 것 혹은 목사의 재산’이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는 반면 교회 안에서는 ‘교회를 세우고 유지해온 교인들 것 혹은 개척한 목사의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이런 풍조는 교회에 대한 목회자의 기본적인 사고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이런 목회자의 교육을 받고 자란 교인들의 생각은 당연히 소유의 개념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교회가 유달리 분열과 갈등에 신음하고 있는 것도 바로 교회를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는 소유 개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같은 인식은 당연히 주변의 이웃한 교회 사이에 갈등과 충돌을 불러 올 수 있다. 주변의 교회들이 잠재적인 경쟁자가 되는 것이다. 커다란 대형교회가 자리 잡은 지역 인근에서 중소형교회를 찾아보기 힘든 것도 이 같은 이유이다. 대형마트 주변에 작은 마트가 자리를 잡을 수 없는 것과 같은 구조다. 이웃 교회와의 관계자 복음 전파를 위한 동반자가 아니라 경쟁 관계로 머물고 있는 한 지역 교회들의 협력 체계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교회가 교회를 돕지 못하고 서로 갈등을 빚고 있다면 더 이상 교회가 아니다. 이는 자본주의적 논리에서 본 상업이다. 복음은 결코 ‘돈’을 목적으로 한 장사가 아니며 또한 교회는 헌금을 걷기 위한 기관이 아니다. 이같이 삐뚤어진 풍조는 모두 교회를 자신들의 것으로 착각하는 풍조에서 비롯된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올해 이 같은 풍조를 몰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예장 통합피어선 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