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예능의 새로운 강자인 MBC TV의 《신인감독 김연경》(일 오후 9:10)이 3주 연속 화제성과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100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하는 찬사를 듣는 배구황제 김연경이 신인감독으로 돌아왔다. 그는 과거 프로팀에서 활약했지만 은퇴할 수밖에 없었던 선수들을 모아 ‘원더독스’라는 팀을 만들어 제8구단 창단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스포츠 예능을 넘어 언더그라운드 선수들의 절실함과 팀워크, 김연경 감독의 전술과 리더십을 통해 선수들의 도전과 성장으로 시청자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김 감독의 전략 분석력이 놀랍다. 그는 실전에서 정확하게 맞아떨어질 정도로 상대팀의 전략을 미리 예측한다. 자신의 팀과 상대팀에 대한 ‘SWOT 분석’(Strength 강점, Weakness 약점, Opportunity 기회, Threat 위협)으로 적절한 동기부여와 피드백, 전략과 심리전을 펼친다. 김연경의 분석은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상대팀의 수비 위치, 공격 패턴, 선수들의 성향까지 정확하게 파악하여 맞춤형 전술로 미리 훈련시킨다. 실제 방송분은 상대팀의 감독은 물론 시청자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이는 세계 최고 선수로서의 실력과 경험,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결과물이다. 확고한 목표 의식, 예리한 분석력, 빈틈없는 작전 능력이 바로 ‘김연경 배구’의 핵심 가치다. 유능한 리더와 그렇지 않은 리더의 차이는 ‘분석력’의 유무에 달려있다.
최근 남자축구 국대팀의 홍명보 감독은 불공평한 선수 기용과 전술 부재로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선수 개개인과 팀에 대한 분석력의 부재가 원인이다. 공정한 팀 운영과 팀 스피릿, 그리고 정확한 전술 능력으로 대한민국을 4강까지 올려놓은 2002년 월드컵 대표팀의 히딩크 감독과 대비된다. 비단 스포츠만이 아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감독과 배우의 캐릭터 분석력이 그 성패를 좌우한다. 배우 이병헌의 작품 고르는 안목과 날카로운 분석 능력이 그를 세계적인 배우로 올려놓았다. 나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연주하는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의 인터메조(Intermezzo A Major Op.118, No.2)를 즐겨듣는다. 손열음의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가는 손 터치, 완급 조절에 의한 자신만의 색깔, 온갖 번뇌를 덜어주는 힐링효과는 그녀의 작품 ‘해석력’에 힘입은 바가 크다.
당대 최고의 설교가 곽선희 목사의 ‘복음 설교’는 그만의 탁월한 해석력(text)과 적용력(context)의 산물이다. 그는 성경 본문에서 아가페 사랑과 하나님의 은혜를 추출하여 특유의 고난과 결부시켜 종말론적 신앙을 선포한다. 회중들로 하여금 자신의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하고 기도 응답과 문제 해결이 되는 ‘은총적 계기’로 만든다. 구약에서도 예수의 그림자를 전달하여 원저자의 의도에 충실한 구심력에 삶으로서의 예배와 하나님 나라를 강조하는 원심력을 더한다. 곽 목사의 설교는 시대와 세상을 관통하는 ‘통찰력’이 압권이다.
통찰(insight)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눈’이다. 겉이 아닌 속을 관통하는 믿음의 본질이다. 통찰의 히브리어는 ‘비나’다.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이 원뜻이다. 사람의 경험이 아닌 하나님이 원천이다. 통찰력이 없으면 “죽도록 충성”하다가 에너지만 소진한다. 자신의 고집, 철학, 경험을 뛰어넘어야 통찰력을 얻는다. 믿음은 히브리어로 ‘에무나’로 “버팀, 견딤”이 원뜻이다. 버티는 힘은 말씀 묵상에서 나온다. “주의 계명들이 나를 원수보다 지혜롭게 하나이다”(시 119:98) 그래서 통찰의 기초는 말씀 묵상이다. 시편 119편 99절은 말씀한다. “내가 주의 증거들을 늘 읊조리므로 나의 명철함이 나의 모든 스승보다 나으며”(I have more insight than all my teachers)
통찰은 원수를 초월한다. 통찰은 원수의 전략을 간파하여 ‘지피지기, 백전백승’하게 한다. 대적 마귀를 이길 유일한 무기가 바로 말씀의 통찰력이다. 통찰은 경험을 초월한다. 통찰은 “노인보다 낫게 한다.”(시 119:100) 통찰은 한계를 초월한다. 베드로는 프로급 어부다. 자신의 경험과 철학에 의지하여 밤이 새도록 그물을 던졌으나 잡은 것이 없었다. “말씀에 의지하여 그물을 내리니”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고기가 잡혔다. 해결책은 말씀이다.
통찰은 하나님의 지혜며 생명이자 말씀이다. 통찰은 위로부터의 능력이다. 승리의 원동력은 통찰력이다. 보이지 않는 리더십의 핵심이다. 통찰력은 기도하게 한다. 그러면 하나님은 일하신다.(When we pray, God works) 이기는 리더십의 핵심은 하늘이 주시는 통찰력이다. 사람이 아닌 하나님이 결과를 만들어 내신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고후 4:18)
본지 논설위원, 한국교육기획협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