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가 전 대표회장과 회원들의 공로와 헌신으로 정상화된 이후 3년 만에 다시 갈등의 늪에 빠진 모양새이다. 지난 929일 열린 한기총 제36-06차 임원회는 한기총의 개혁을 내세운 대표회장 고경환 목사가 사무총장 김정환 목사의 급여 셀프인상 등을 문제 삼아 면직시키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기총이 다시 격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이에 김정환 목사는 대표회장의 면직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비롯하여 부당해고에 대한 노동청 고발 등을 한 상태에 있다. 여기에다 법정다툼을 예고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쟁과 소송은 끝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 대표회장은 정관에 의한 조치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또한 사무총장의 면직으로 인해 한기총 회원들 간에 내부분열이 일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사무총장 면직과정서 제 아무리 대표회장의 권한이라고 한들, 급여가 밀렸다는 이유로 곧바로 면직을 결정하는 것은 충격적이다’, ‘이런 예민한 문제는 충분히 같이 상의도 하고, 대화도 하고, 또 중진 어르신들하고 같이 또 얘기해서 이렇게 조용히 결정했으면 될 것을 이렇게 하면 얼마나 후폭풍이 있을지’, ‘파쇼 한기총’, ‘독단적 진행’, ‘공개총살’, ‘한기총 탈퇴등 다소 수위가 높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사무총장의 면직 직후, 어제까지 함께 식사를 같이하며, 웃었던 형제 이상의 한기총 내부의 직원은 물론이고, 회원들 역시 김 목사를 거리두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질서위원회는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면서, ‘질서위가 신으로부터 위임을 받았느냐는 지적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질서위는 과거 변승우 목사의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변승우 목사와 김정환 목사를 소환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는 전 대표회장의 세력을 무력화시키겠다는 계산이 짙게 깔려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다시 말해 한기총 대표회장 직권의 사무총장 면직은 겉으로 급여셀프인상과 변승우 목사 사건과 관련되어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지만, 내면은 차기 대표회장 선거를 앞두고, 상대후보의 세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더하여 한기총 질서위원회는 하나님으로부터 위임받아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하는 위원회라는 비난의 목소리 또한 거세다. 한기총 질서위는 한기총 내부에서 회원자격 박탈, 회원자격 정지, 회원자격 검증 등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해 왔다. 현재 비주류로 남아 한기총 외곽에서 한기총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대부분의 인사들은 질서위로부터 자격정지, 회원권 박탈 등의 처분을 받은 인사들이다.

사실 질서위는 김정환 목사와 변승우 목사를 소환을 의결하면서, 전 대표회장까지도 소환을 논의했으나. 일부 위원이 전 대표회장 소환은 다음 일이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일단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목사가 대표회장에 다시 출마하느냐에 따라 재차 전 목사의 징계가 수면 위로 올라올 것으로 보여 한기총의 앞날에 대해 걱정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분명한 것은 전 대표회장은 한기총 대표회장에 취임하면서, 밀린 임대료를 비롯하여 직원 급여 등을 청산하는데 모든 힘을 기울여 왔다. 회원들 역시 직전 대표회장의 희생과 헌신과 공로를 인정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이며, 질서위원회서 일부 위원의 반대로 전 목사 소환을 보류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의 희생과 헌신과 공로를 인정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 대표회장이 제38차 대표회장에 출마하면, 자격정지를 시키겠다는 말도 공공연하게 흘러나오는 상황서, 전 대표회장의 제38차 총회 대표회장 후보등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 선거와 맞물려 있어 차기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가 치열하게 치러질 것이라는 우려 또한 높다.

결국 사무총장 면직은 겉으로 보기에는 셀프 급여인상과 한기총 운영비 변용, 변승우 목사 사건 등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사실은 차기 대표회장 선거를 앞두고 정적을 쳐내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으며, 한기총이 암울했던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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