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교수.
이민 교수.

에모토 마사루(江本勝 1943~2014)물은 답을 알고 있다(역자 양억관, 나무심는사람, 2002)가 있다. 저자는 한평생 물을 연구하여 물과 언어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물에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합니다를 외치고 현미경으로 관찰하니 아름다운 에메랄드 색의 육각수로 변했다. 반면에 죽여버린다”, “망할 놈”, “바보, 멍청이라고 하니 육각형이 깨지고 빨간색으로 변했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물은 인간의 말, 감정, 음악에 반응해 그 결정 구조를 바꾼다. 물맛은 정수기의 필터가 아닌 마시는 사람의 마음과 말에 좌우된다.

심리학자 M. 스캇 펙은 And beyond(열음사, 2004)에서 말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감사도, 원망도 선택이다신경의학과의 심장의학 전문가에 의하면 사람의 컨디션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내과 환자 2명 중 1명은 정신질환의 성향이 강하다, 이들의 80%는 가정불화가 원인이다. 원망과 불평 없는 감사만이 육체적으로도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감사는 환경의 결과가 아닌 주어지는 연속적 선택이다. 자장면이 제일 맛없을 때는 배부를 때도, 입맛이 없을 때도 아니다. 자장면 먹으면서 짬뽕이 보일 때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탐심이 감사를 훼방한다. 감사는 환경과 조건의 문제가 아닌 존재와 중생의 문제다. 중생한 그리스도인은 감사 체질이다.

일본 신학자 우치무라 간조(内村鑑三, 1861~1930)는 하나님의 저주를 세 가지로 나눈다. 하나는 하나님이 믿어지지 않는 것,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지지 않는 것, 마지막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다. 한국인은 대개 고맙다는 말에 인색하다. 뼛속 깊은 유교사상과 식민지 문화의 영향이 크다. 감사 인사를 하면 자신이 낮아진다는 잘못된 인식이 팽배하다. 고맙다는 말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한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사랑의 경험이다. 사랑의 경험은 감사를 일으키고 겸손을 길러준다. 감사로 영혼이 자유로워지며 미래가 보인다.

감사에는 세 차원이 있다. 첫째, 감사는 받은 은혜를 아는 데부터 시작된다. 쟁취한 것에는 감사가 없다. 혁명에는 기쁨과 행복이 없다.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에는 감사가 없다. 원망과 불평, 책임 전가만 있을 뿐이다. 자신의 의를 내세우는 율법주의자에게 감사가 없다. ‘저 잘났다는 사람에게 고마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팔자 탓만 하는 운명론자에게도 감사가 없다. 둘째, 감사는 깨달음의 차원에서 지속된다. 은혜를 많아 받았다고 감사가 나오지 않는다. 깨닫는 것만큼만 감사한다. 감사는 의식이다. 감사는 의식과 감성이 만나서 우러나오는 생명이다. 감사는 의식, 감성, 지성이 결합된 종합예술이다. 셋째, 감사의 숭고한 차원은 고난과 역경에서 완성된다. 배부른 사람은 코가 둔하다. 배고픈 사람이 코가 예민하다. 환난과 핍박에 처할 때 은혜에 민감해진다. 감사는 은혜에 대한 당연한 응답이다.

구약의 다니엘 선지자의 눈앞에 펄펄 끓는 용광로와 사자굴이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하나님께 감사했다. 신앙의 척도는 고난 중의 감사함이다. 순교자란 예수의 이름으로 죽는 사람이 아니다. 죽어가면서 감사했기에 순교자가 된 것이다. 원망이 아닌 찬양과 감사가 진정한 순교다. ‘순교’(martyr)의 어원은 증언”(μαρτυρία, martyria)에서 나왔다. 복음에 대한 부끄러움 없이 감사로 증언하며 삶으로 살아가는 증인’(마르튀레스)이 순교자다.

내가 너희를 생각할 때마다 나의 하나님께 감사하며 간구할 때마다 너희 무리를 위하여 기쁨으로 항상 간구함은”(1:3~4) 사도 바울은 로마 감옥에 갇혀서 오히려 밖에 있는 사람을 생각하며 감사한다. 억울한 옥살이를 원망하지 않는다. 2년 동안 재판도 없이 감방에서 고생하면서도 풀어달라는 기도가 없다. 로마로 오는 중에는 배가 파손되었다. 3년간 죽을 고생을 했건만 모든 과정이 우연이 아닌 하나님의 거대한 마스터플랜임을 깨닫는다. 그래서 나의 당한 일이 도리어 복음의 진보가 된 줄을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라”(1:12)고 당부한다. 그리스도인은 고난을 감사로 승화시킨다.

감사는 사랑을 알게 하며 사랑받는 자로 만든다. 감사는 고독으로부터 자유하게 한다. 감사는 자신감과 창의성, 밝은 지혜를 생산한다. 겸손한 자만이 감사할 수 있다. 감사는 베푸는 자의 것이다. 감사는 습관이자 성품이요 운명이다. 우울한 시대, 억울한 세상의 만능열쇠는 감사다. 감사의 훈련만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다. “세상에서 최고의 부자는 모든 일에서 감사하는 사람이다탈무드의 말이다.

본지 논설위원, 한국교육기획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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